사설·칼럼 사설

[fn사설] 네이버 용인 데이터센터 무산 걱정스럽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6 17:02

수정 2019.06.16 17:02

네이버가 경기 용인에 세우려던 데이터센터 건립계획이 결국 무산됐다. 제2데이터센터(IDC)를 기흥구 공세동에 구축하려다 전자파 피해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철회하면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센터가 서울과 수도권에 이미 둥지를 틀고 있거나 속속 입성 채비를 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토종 정보통신(IT) 기업인 네이버가 클라우드 사업에서 역차별을 받게 된 형국이다.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하지만 며칠 전 네이버는 용인시에 공문을 보내 '공세동 데이터센터' 건립 중단을 통보했다.
센터가 들어설 부지 인근 일부 주민들의 반대에 백기를 든 것이다. 이들은 데이터센터의 전기시설에서 생기는 전자파와 냉각탑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기우일 뿐이다. 네이버 강원 춘천 데이터센터가 별다른 환경피해 논란 없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니 말이다.

IDC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법적 허용기준치를 훨씬 하회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일부 주민의 반대를 지역이기주의(님비)로 몰아세울 일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주민들이 환경권에 눈을 돌리는 건 일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역 정치권이 반대하는 주민들의 큰 목소리만 의식해 찬성하는 주민과 기업의 고충은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여당 의원들조차 있지도 않은 전자파 괴담을 방치해 반기업 정서를 키우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어서다.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제2본사를 세우려 하자 북미 238개 도시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온갖 인센티브를 내걸면서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IDC 유치에 발벗고 나서야 할 해당 지자체가 수수방관하고 있다니 딱한 노릇이다. 만일 네이버가 IDC를 용인 아닌 다른 곳에 세운다면? 지역경제는 물론 국민경제 전체로서도 적잖은 손실일 것이다.
인근 성남시 분당구에 본사를 둔 네이버로선 시너지 효과가 사라지면서 클라우드 사업의 국제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게 뻔해서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