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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않는 '줍줍' 열기…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더 높았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7 17:36

수정 2019.06.17 17:36

2월 무순위 청약 제도 도입 이후 20곳 중 17곳 본청약 앞질러
청약통장 필요없어 현금부자 몰려 ..한양수자인구리역 191대1 달해
식지않는 '줍줍' 열기…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더 높았다

'청약통장보다 쎈 현금 부자?'

올해 2월 아파트 미분양·미계약분에 대한 무순위청약 제도가 도입된 이후 대부분의 아파트 분양 단지에서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본청약경쟁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부적격자와 대출이 막혀 분양권 계약을 포기하는 미계약 물량이 다수 쏟아지면서 현금부자를 중심으로 '줍줍' 열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이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무순위청약 제도가 도입된 지난 2월부터 6월 13일까지 사전 및 사후 무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 전국 20개 민간분양단지 가운데 17단지에서 본청약경쟁률보다 사전·사후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 사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7개 단지는 모두 사전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본청약경쟁률을 뛰어넘었다.

사전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단지는 지난 4월 분양한 구리 한양수자인구리역 아파트였다. 사전에 4015명이 청약접수를 진행했고, 미계약·미분양 21가구가 발생해 191.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본청약시에는 94가구 모집에 990명이 청약해 평균 10.5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에서 처음 사전 무순위 분양한 동대문 청량리역한양수자인192 아파트도 사전 무순위 접수에 1만4376명이 몰렸으며 미계약분 399가구가 발생해 36.0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본청약에서는 1046가구 모집에 4857명이 접수해 평균 4.64대 1을 기록했다.

1순위 마감된 성북 롯데캐슬클라시아는 사전에 2만9209명이 몰렸다. 6월 4일에 당첨자가 발표됐고 17일부터 계약이 진행된다. 본청약경쟁률이 32.64대 1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사전 무순위 청약경쟁률은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후 무순위 청약으로 진행한 13개 단지 중에서는 3개를 제외하고는 본청약경쟁률보다 사후 청약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 3월 분양한 동대문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는 117가구 공급에 3636명이 청약해 31.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후 잔여가구 29가구에 대해 추가 접수를 진행한 결과 6197명이 사후 청약에 접수해 213.6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남 디에이치포레센트도 본청약경쟁률은 16.06대 1이었으나 잔여 20가구에 2001명이 사후 접수해 100.05대 1을 나타났다.

사후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본청약경쟁률보다 낮은 3곳은 강서 '화곡 한울 에이치밸리 A동·B동', 동대문 '답십리 엘림퍼스트' 등 중소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소형 단지였다.

직방은 무순위 청약경쟁이 치열해진 이유로 "청약제도 개편으로 정보접근 및 청약 접근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개별적으로 아파트 분양 홈페이지나 견본주택 현장에서 진행하던 미계약 추가공급 방식이 온라인 한곳으로 모아지면서 청약수요자들의 청약정보 습득이 편해졌다. 또한 이전에 현장 서기 방식에서 벗어나 미계약분에 대한 청약 접근이 쉬워져 본청약보다 무순위 청약에 대한 경쟁률이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보다도 현금동원력이 큰 다주택자들이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무순위 청약을 통해 미분양 아파트를 쓸어 담는 '줍줍 현상'이 무순위 청약경쟁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금부자들의 '줍줍' 현상을 막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5월 20일 이후 예비당첨자 비율을 80%에서 500%로 확대했지만 전문가들은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함 랩장은 "일부 무주택자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중도금 마련이 어려워 미계약되는 물량까지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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