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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 1위 올인한 이재용, 수시로 투자현황·경영전략 점검" [삼성 비메모리 초격차 전략]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8 17:48

수정 2019.06.18 17:48

삼성 '2030 비전' 결연한 의지
"시스템반도체 1위 올인한 이재용, 수시로 투자현황·경영전략 점검" [삼성 비메모리 초격차 전략]

"올 들어 최고경영진의 화두는 단연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 육성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2030 비메모리 1위 비전' 선언 이후 수시로 투자현황과 경영전략을 점검하는 건 그만큼 삼성 앞에 놓인 현실이 절박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18일 신경망처리장치(NPU) 사업설명회에서 만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 4월 24일 '2030 비메모리 1위 비전' 선포 이후 달라진 내부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삼성전자는 2030 비메모리 1위 비전을 통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총 133조원의 국내 투자와 1만5000명의 전문인력 육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올 1·4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의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겪은 직후였다. 충격적인 실적은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무려 64.3% 급감한 반도체부문(DS)의 부진 때문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반도체 실적 악화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충격이 더 컸다"라며 "이 부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133조원 비메모리 사업 투자를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비메모리 비전 선포 이후 삼성전자는 두 달 새 파운드리 분야인 7나노 극자외선(EUV) 출하식, 이미징센서 사업설명회, 글로벌 파운드리포럼 개최, AMD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NPU 사업설명회 등 비메모리 사업의 구체적 청사진을 잇따라 공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30 비메모리 비전이 단순한 '선언적 의미'가 아닌 액션플랜(실행계획) 아래 발표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비전 선포식 이후인 지난 1일과 13일 DS 부문 경영진과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두 차례 긴급 전략회의를 소집해 비메모리 비전 추진 현황을 챙기는 이례적 행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비전 선포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 앞에서 '종합반도체 강국의 비전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걸 이행하려는 의지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삼성 안팎에선 NPU가 이 부회장 체제의 삼성 4대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AI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분야라 비메모리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출소 이후 캐나다 몬트리올 등 삼성전자 AI 해외거점을 꾸준히 방문할 정도로 이 분야에 각별히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에는 '종합기술원 몬트리올 AI랩'을 밀라연구소 건물로 확장 이전했다.
밀라연구소는 딥러닝 분야의 세계 3대 석학 중 한 명인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등이 참여 중인 세계적 AI 전문 연구기관이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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