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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불참·주민에 막말…고양시의회 파행(종합)

뉴시스

입력 2019.06.18 18:02

수정 2019.06.18 18:02

"일산 싫으면 이사가라" 막말 수준…주민 분통 한국당 "정당한 피켓시위 빌미 불참, 주민 동원 등 황당 주장" 민주당 시의원 "일산에서 살기 싫다는데 뭐라고 얘기하느냐"
【고양=뉴시스】이경환 기자 = 18일 오전 경기 고양시의회 제232회 제2차 본회의가 열릴 예정인 본회의장 앞에서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오전 10시로 예정된 본회의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양시의원들이 불참하면서 1시간 여 동안 지연되고 있다. 2019.06.18. lkh@newsis.com
【고양=뉴시스】이경환 기자 = 18일 오전 경기 고양시의회 제232회 제2차 본회의가 열릴 예정인 본회의장 앞에서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오전 10시로 예정된 본회의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양시의원들이 불참하면서 1시간 여 동안 지연되고 있다. 2019.06.18. lkh@newsis.com
【고양=뉴시스】이경환 기자 = 정부의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경기 고양시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는 한편 자유한국당 고양시의원들이 피켓 시위 등으로 18일 예정됐던 본회의가 파행을 빚었다.

특히 주민들의 항의 속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한국당이 노트북에 붙인 피켓을 철거하지 않는 이상 본회의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주민들에게는 막말 수준의 말투로 항의를 하는 등 비판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날 제232회 제2차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던 고양시의회 본회의장 앞에는 주민 수십여명이 '도면 유출 3기 신도시 철회하라'는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항의집회를 벌였다. 시정질문에는 3기 신도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이 대다수였다.

한국당 시의원 6명은 본회의장에 입장해 자신의 노트북에 '3기 신도시 철회하라'는 피켓을 붙였고 이에 반발한 민주당 시의원들은 "피켓을 철거하면 본회의에 참여하겠다"면서 참석을 거부했다.

주민들은 "본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시의원들을 비판하며 구호를 외치고 고성이 오고가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김모(41)씨는 "시정질문에 대한 고양시장의 발언을 듣기 위해 급하게 아이를 맡기고 온 부모도 있고, 회사업무를 제쳐두고 참여한 직장인도 있는데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연기한다는 것에 화가 난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언제 열릴지도 모른다는 황당한 태도에 더욱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박현경 시의원은 "민주당의 대다수 시의원들이 주민들을 동원하고 피켓시위 등 정치적으로 활용하지 말라는 황당한 얘기를 하고 다닌다"며 "이런 황당한 주장까지 하며 집행부의 2중대 역할을 자처하고 본회의를 거부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를 납득할 수 없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고양=뉴시스】이경환 기자 = 18일 오전 경기 고양시의회 제232회 제2차 본회의가 열릴 예정인 본회의장에 자유한국당 고양시의원들이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을 설치했다. 2019.06.18. lkh@newsis.com
【고양=뉴시스】이경환 기자 = 18일 오전 경기 고양시의회 제232회 제2차 본회의가 열릴 예정인 본회의장에 자유한국당 고양시의원들이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을 설치했다. 2019.06.18. lkh@newsis.com
또 민주당의 또 다른 시의원은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고성을 지르거나 "일산이 싫으면 이사를 가라"는 등 막말 수준의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주민 김모(43)씨는 "시민을 대변해야 할 시의원이 오히려 싫으면 이사를 가라는 등 반말 섞인 막말을 하고 밀치는 행동을 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여러 민주당 시의원들이 막말을 했다는 제보가 곳곳에서 들리는데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설움이 복받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시의원은 "주민들이 하루종일 의원실 앞을 막고 화장실까지 따라 신도시 찬성 여부를 묻는 탓에 오히려 의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같은 질문이 수백번 반복돼 오다 한 시민이 일산에서 살기 싫다고 하니까 그럼 이사를 가라고 해야지 뭐라고 얘기를 하겠느냐"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파행으로 시정질문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의회 관계자는 "시장 출석요구한 날이 오늘 뿐이어서 사실상 시정질문은 할 수 없게 됐다"며 "재추진을 위해서는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하면 되는데 이마저도 표결로 갈 경우 다수당인 민주당의 뜻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무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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