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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시진핑 방북…북핵문제, 미중 갈등에 휘말리나

뉴스1

입력 2019.06.19 07:30

수정 2019.06.1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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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기술 전쟁, 홍콩 반정부 시위 등 위기 상황에서 美 견제
北은 中끌어들여 협상력 키우기…확대 해석 경계 지적도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이달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21일 북한을 방문하기로 했다. 한반도 문제, 특히 북핵 협상이 미중 간 갈등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7일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20~21일 양일 간 북한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뤄지면 2008년 6월 국가 부주석 시절 이후 11년 만이다. 주석에 오른 뒤로는 방북한 적이 없다. 또 중국 주석으로서의 방북은 2005년 후진타오 전 주석 때가 마지막으로 14년 만이다.


시 주석의 방문이 알려진 직후 미 백악관 당국자는 외신에 "우리 목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의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실현하는 것"이라면서 "세계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당국자도 "미국은 동맹·우방국들,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다른 상임이사국들과 함께 북한의 FFVD란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북 제제 공조 이탈을 단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교가에선 시 주석이 G20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두고 북한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이후 시 주석에게 방북을 요청했고, 시 주석이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진전이 없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말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시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 문제를 협상에 활용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미중 무역 및 기술 전쟁으로 인한 중국 경기의 급격한 둔화, 송환법을 두고 홍콩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 남중국해 갈등 고조 등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북한 카드를 활용해 미국 견제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북중 정상은 지난 5일 모스크바에서의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는 평화적으로 푸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면서 북한의 비핵화는 단계적·동시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제재를 유지하면서 '빅딜' 수용을 압박하는 미국의 방침에 반대를 나타낸 것.

북한으로선 중국을 끌어들임으로써 미국에 대해 '셈법을 바꾸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읽힌다. 북한의 협상 레버리지가 높아지면 비핵화 방식을 놓고 북미 간 대치가 심화될 것이란 진단과 함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에서 입지가 크게 좁아진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지게 돼 북미 간 대화 동력이 살아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렇지만 시 주석의 방북을 놓고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무역갈등 때문에 중국이 북한 카드를 쓴다면 중국은 외교적으로 하수다"라며 "중국이 원래는 그전에 갔었어야 했다. 중국은 미국에 계속 끌려다닐 순 없다고 자신의 길을 가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눈치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무역 갈등 속에서 미국을 압박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 입장에선 대외적 과시보다는 대내적 의미가 크다. 시 주석의 방북은 대내적 통치력에서 의미가 큰 것이다"면서 "북한과 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인데, 미국 눈치 안보고 마이웨이 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일 시 주석의 방북 보도를 확인하면서 "이번 방문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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