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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OMC, 예상보다 완화적"… 금리인하로 한발 옮긴 한은 [연준 금리인하 강한 시그널]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0 17:24

수정 2019.06.20 17:32

금리동결한 연준, 불확실성 강조
李총재, 美 인하시기 7월후 예상
한은도 3분기 인하 가능성 커져
로이터 뉴스1
로이터 뉴스1
한은 총재 입에 쏠린 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하를 예고한 것과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회의 결과가 예상보다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뉴시스
한은 총재 입에 쏠린 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하를 예고한 것과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회의 결과가 예상보다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예상보다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미 연준은 18~19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현 2.25~2.50% 수준에서 유지했다.
그렇지만 성명에서 '인내심을 갖겠다'는 문구를 지우고 확장국면을 위한 역할을 강조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하반기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이 총재가 국내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언급한 만큼 하반기 중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주열 총재 "FOMC 예상보다 완화적"

연준은 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FOMC는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명은 "불확실성들과 미미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에 비춰 FOMC는 향후 경제전망과 관련한 각종 정보들의 함의를 면밀히 주시하고 (경제활동) 확장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위원 17명 가운데 8명은 올해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했고, 이 가운데 7명은 2차례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내다봤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연준의 결정이 예상보다 완화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점도표를 보면 17명의 FOMC 멤버 중 8명이 연내 금리인하를 주장했는데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며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내린다는 의견 등 점도표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시장의 전망과 같이 연준이 7월에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게 봤다. 실제 CME 그룹에 따르면 FF금리 선물시장에서는 다음달 30~31일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불확실성이 최근 갑작스레 높아진 만큼 (연준은) 조금 더 확인할 것 같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질의응답에서 현재로선 기다리며 지켜보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며 "단기적으론 곧 있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미·중 회담을 보고 미·중 무역협상 향방을 가늠하고 지표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은도 3분기 금리인하 나설까

연준의 금리인하 시사에 한은의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 3·4분기 중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총재는 연준의 결정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금리정책 경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연준 정책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이를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지만 기계적으로 따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국내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6월 초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언급하며 미·중 정상회담 타결 가능성은 낮아졌고, 반도체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를 보니까 속보치보다도 조금 낮게 0.4%로 추정하는 등 여건이 우리가 기대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은 측면은 사실"이라고 봤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국내 투자된 외국인 자금의 유출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내린다면 한은도 부진한 경기를 고려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준과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의해 좌우할 것으로 예측된다.

무역전쟁이 협상으로 잘 마무리되면 글로벌 공급망이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피할 수 있고, 기업투자 위축도 막을 수 있다. 경제가 안정되면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수 있게 된다.
연준은 물론이고 한은도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어진다.

반대로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무역전쟁 파고가 높아지고,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미국 경제를 급격한 둔화로 몰고 간다.
이렇게 되면 연준과 한은 모두 금리인하는 피할 수 없게 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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