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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 143兆 쏟아붇고도 출산율 '0명대' [새로운 100년, 리스타트 코리아 고용 딜레마 한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0 17:47

수정 2019.06.20 17:47

여성 1명당 아이 1명도 안 낳아… 작년 합계출산율 0.98
지난 2006년 이후 13년간 최소 143조원을 투입한 정부 저출산대책의 실효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천문학적 재정 투입에도 오히려 인구절벽이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명대'로 추락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 1명당 평생 1명의 아이도 낳지 않는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재정을 통한 저출산 문제 해결은 한계가 있는 만큼 기존의 저출산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3년간 143兆 쏟아붇고도 출산율 '0명대' [새로운 100년, 리스타트 코리아 고용 딜레마 한국]

20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설치하고, 2006년부터 5년 주기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 계획을 수립·추진 중이다.


제1차(2006~2010년), 제2차(2011~2015년) 계획에 따라 투입된 저출산 관련 예산은 80조원을 넘는다. 제3차(2016~2020년) 기본계획상에는 108조4000억원이 투입된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60조원이 집행됐다.

1차 기본계획 수립 후 최근까지 최소 143조원의 재원이 투입된 셈이다. 대책으로는 아동수당 신설, 신혼부부 주택 건설, 육아휴직 지원, 난임부부 지원 등을 망라한다.

정부의 천문학적인 재정 투입에도 인구위기는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1년 전(1.05명)보다 0.08명(-7.1%)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15~49세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나타낸 지표다.

연간 합계출산율이 '0명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1970년 출생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올해는 상반기 추세로 볼 때 지난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4분기 출생아 수는 8만3100명으로 1년 전보다 6800명(-7.6%) 감소했다.

매년 1·4분기 기준으로는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낮다. 1·4분기 합계 출산율도 1.01명으로 1년 전보다 0.07명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0.98명)은 인구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 2.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 1.68명을 하회하는 것은 물론 비교대상조차 없는 꼴찌다.

기존의 정부 재정 투입을 통한 저출산 문제 해결의 한계론이 대두되는 이유다.
정부의 기존 저출산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동안의 전례를 보면 재정을 통한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대책은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정부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간 내 출산율을 올리는 묘책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고, 저출산을 받아들이되 출산율 감소 폭이나 속도를 줄이는 방향에 역점을 두면서 결혼을 하지 않는 원인과 아이를 낳지 않는 원인 등 근본적인 사회적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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