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바이오·헬스산업 키울 양대 축, 예산 지원 필요하다" [제11회 서울국제신약포럼]

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0 19:02

수정 2019.06.20 19:02

패널토론
인체 미니장기 '조직칩' 3차원 세포 구조체 '오가노이드'
기업·연구자에 도움될 대체 임상
정부 출연연만 연구하는 현 상황..신약 개발 효율성 제고 고민해야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제11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강경선 서울대 교수(한국오가노이드학회 이사장)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 교수, 김주영 보건복지부 한의약산업과 과장, 김선기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융합산업과 과장, 서경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기술과 과장, 조희영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정초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제11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강경선 서울대 교수(한국오가노이드학회 이사장)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 교수, 김주영 보건복지부 한의약산업과 과장, 김선기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융합산업과 과장, 서경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기술과 과장, 조희영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정초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사진=박범준 기자
신약개발 과정에서 최대 애로사항으로 여겨지는 전임상의 효과성을 높여주는 연구방법인 조직칩과 오가노이드와 관련, 연구자들이 정부의 대폭적 예산지원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3대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바이오·헬스 중에서도 조직칩과 오가노이드는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추켜세우며 정부 예산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직칩·오가노이드 본격 도입에 정부 역할 절실"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 공동 주최로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패널토론 좌장을 맡은 강경선 서울대 교수(한국오가노이드학회 이사장)는 "조직칩과 오가노이드 개발은 짧게는 서너달에서 길게는 1년 이상 키워야 사람과 비슷한 장기가 만들어진다"며 "이를 실무적·학술적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이사장은 이어 "대체임상의 경우 정부 예산을 따려면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하는데 기존 예타 기준에선 이런 플랫폼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세포는 표준 없이 자라기 때문에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이를 표준화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또 "대체임상은 의약품을 개발하는 기업과 연구자가 굉장히 많은 신형 물질, 후보 물질을 선정하고 동물실험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가노이드 관련 논문을 글로벌 학술지에 게재한 정초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기업 등이 오가노이드를 만들 때 아직은 정성적 평가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기능적·구조적으로 어떤 신약개발에 쓸 수 있다는 등 정량적 데이터를 모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힘 닿는 한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경춘 생명기술과장은 "오가노이드와 조직칩에 대한 정부의 두 가지 관점은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과 신약개발의 비용을 단축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대체임상은 이 두 가지를 다 만족시킨다"고 소개했다. 이어 "내년에 산업통상자원부와 4년간 400억원을 투자하는 사업을 예산당국에 제안했다"며 "잘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 10년간 복지부와 예타도 협업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선기 바이오융합산업과장도 신약개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조직칩과 오가노이드 관련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지금까지는 부처별 특성에 따라 개별적으로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큰 틀에서 부처 간 역할 특성에 맞게 체계적으로 지원해서 연구개발(R&D)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정부 출연연밖에 관련 연구 못하는 환경"

학술적 연구 자체도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은 중지를 모았다. 최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효율성은 낮은 전임상 단계나 임상시험 전에 조직칩과 오가노이드를 적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실제 임상시험에서 대체임상을 적용한 사례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김주영 한의약산업과 과장은 최근 대체임상 관련 글로벌 학회에 참여한 사례를 소개하며 "전문가들 간에 어떻게 하면 인체와 가장 유사하게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이뤄져 인상적이었지만 한국 논문은 활용되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정초록 책임연구원은 "우리 오가노이드 연구는 세계 최고 수준과 비교해 70~80%까지 올라왔다"면서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아주 큰 단점이다. 연구자, 투자자분들의 인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 이사장은 "오늘 포럼도 대부분 학자들이 정부 출연연에서 왔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그는 "오가노이드는 짧게는 서너 달, 길게는 1년 이상 키워야 사람과 비슷한 장기가 만들어지는 장기적 플랜인 데다 논문을 내기 위해서는 미니장기에 있는 모든 개별 세포에 대한 데이터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호소했다.

기술발전 속도를 규제발전이 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희영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화장품 분야의 경우 동물실험이 지나치게 갑자기 금지된 감이 있었다"며 "규제가 기술발달 속도를 따라줘야 신약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정명진 차장(팀장) 홍석근 박소연 구자윤 한영준 송주용 기자 강현수 김대현 김묘섭 김서원 박광환 이용안 윤은별 전민경 인턴기자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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