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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퇴근해?''아침 8시 회의' 내달 은행에서 사라집니다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0 19:21

수정 2019.06.20 19:21

7월 주52시간 근무 전면시행
PC오프제·유연근무 도입은 기본.. 영업점 충원·회의절차 간소화 등 은행별 근무시간 줄이기 안간힘
IT·외환부서 등 인력보강 과제로
'벌써 퇴근해?''아침 8시 회의' 내달 은행에서 사라집니다
오는 7월부터 금융권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근무시간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은행들은 주 40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불필요한 연장 근무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이미 PC오프제, 유연근무제, 회의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제도 안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150여명의 본부직원을 영업점으로 발령 낼 예정이다.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는데다 주 52시간 근무 시행에 따라 영업점에서 인력이 더 필요한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PC오프제 등과 함께 본부와 영업점에 알람 시계를 배포해 불필요하게 길어지는 회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짧은 회의는 회의실에서 앉아서 하기 보다 서서 진행 하는 등 회의 절차도 간소화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보고서 작성 간소화를 위해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전면 금지하고 키워드 중심의 워드 보고서로 대체하는 한편, 태블릿 PC를 활용해 회의 시간을 단축했다.

출퇴근 전후에 PC가 꺼지는 것은 물론 지난 5월부터는 일선 영업점 직원들의 점심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1시간 동안 PC가 차단되도록 하고 있다. 현재 45개 지점에서 운영중인 'KB 와이즈 근무제'는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조정할 수 있어 자기계발이나 육아를 위해 오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앞서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달에는 '주 52시간 준수'를 캠페인 테마로 잡고 '정시퇴근', '상사부터 솔선수범해 퇴근하기' 등을 권장하고 있다. 또 '벌써 퇴근해?' 등은 금지어로 정하고 업무시간 중 사적인 메신저나 흡연 등을 자제하도록 했다. 회의 문화 개선을 위한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회의 자료는 1장 이내, 회의 시간은 1시간 이내, 회의 결과 회신은 1일 이내로 하자는 '1·1·1' 실천 캠페인을 독려하며 효율성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이달부터 △회의는 주1회 △시간은 1시간 이내 △자료는 1일전 배포 △보고는 1페이지 이내 △지시는 한 번에 명확하게 등을 골자로 '하나·하나·하나' 캠페인을 진행한다. 회의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알람시계를 회의실별로 배치하고 회의 횟수, 분량 등을 줄이기 위한 '회의 다이어트' 캠페인도 병행한다. 주 52시간 지킴이 게시판도 신설해 궁금증이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할 수 있는 직원 소통공간을 마련하고, 각 지원부서와 협업해 문제 해결 방안을 도모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하고 오후 6시 정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아울러 오전 6~오후 1시 1시간 단위로 출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선 BNK부산은행이 다음달부터 통상 오전 8시에 열리는 아침 회의를 없애고 모든 회의는 오전 9시 이후에 열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이 이전부터 주 52시간 근무제에 순차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 온 만큼 제도 안착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력이 부족한 일부 영업점이나 정보기술(IT), 외환 등의 부서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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