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베트남 부총리 "투자협력 강화"에… 보폭 넓히는 증권사들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0 19:27

수정 2019.06.20 21:40

금융투자업계 대표들과 간담회서 규제완화 요구에 긍정적으로 화답
증권사들, 고지 선점 경쟁 가속도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금융투자협회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여섯번째부터 브엉 딘 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대표,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 금융투자협회 제공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금융투자협회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여섯번째부터 브엉 딘 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대표,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 금융투자협회 제공
브엉 딘 후에 경제부총리 등 베트남 정부사절단이 한국 증권업계 대표들을 만나 금융투자분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성장세가 지속되는 베트남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증권사들의 현지 증권사 인수와 합작법인 설립 등이 더욱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韓·베트남 금융투자 협력 강화

브엉 부총리는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국 금융투자업계와의 간담회에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투자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 국회에서 투자 관련 법안을 개정할 예정으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파생상품 시장을 개선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 확대와 더 많은 한국인 투자자의 유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금투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베트남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데 있어 애로사항으로 꼽혀왔던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베트남 증권회사 인허가 관련 현재는 대주주 1인 법인만 허용하고 있다"면서 "직원주주, 고객주주 등 자본주주의 허용 범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도 "베트남은 외국인 지분이 50%를 초과할 경우 외국법인으로 분류된다"면서 "베트남 증권사가 상품을 출시하면 헤지(위험회피)를 위해 시장조성(LP) 의무가 생기는데, 법적으로 외국법인으로 분류돼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시장에 도움이 되는 한도 내에서 규제를 완화하면 더 좋은 상호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브엉 경제부총리는 이에 대해 "투자 또는 기업에 대한 법적 효능을 변경시킬 수 있도록 여러 건의사항을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국내 증권사 베트남 진검승부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성장세가 지속되는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총 6개 증권사가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앞다퉈 유상증자로 몸집을 불리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베트남 자회사인 HFT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5150만주를 260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사업 확대가 목적이다. 앞서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 유상증자 이후, 베트남 '톱10' 증권사로 진입했다. KB증권은 올해 1·4분기 약 66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해 업계 10위권으로 뛰어올랐다. 기존 자본금 300억원에서 1000억원까지 키웠다. KB증권 관계자는 "베트남 금융시장의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 증자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베트남 현지법인인 KIS 베트남에 대해 3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자본금은 900억원으로 늘어나 마찬가지로 베트남 증권업계 톱 10위권 증권사로 뛰어올랐다. 신용공여 한도가 2배 가까이 확대됐고, 증권중개 영업의 강화와 함께 한국 기업의 베트남 사업 확대에 따른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 등 투자은행(IB) 사업도 활발하게 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노이 증권거래소로부터 베트남 파생상품(선물) 라이선스를 외국계 증권사 중 최초로 획득하면서 파생상품(선물) 시장에 진출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홍콩과 인도네시아에서 유상증자를 실시한 만큼 올해 베트남법인 유상증자에 나설 것인지 주목된다. 베트남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키움증권은 다음 주자로 거론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사업다각화 및 글로벌화를 목적으로 베트남에서 지분인수, 투자 등 다방면의 사업기회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진출시점이나 향후 계획은 뚜렷하게 진행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진출과 자본 확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지난 2014년 이후 6~7%대의 꾸준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했고, 올해도 7%대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올해 증권사 사장단과 함께 베트남을 방문해 정부와 민간 투자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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