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시진핑 '中 역할론' 강조…비핵화 협상 '3자→4자' 지각변동?

뉴스1

입력 2019.06.21 14:21

수정 2019.06.2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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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0일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잔을 부딪히고 있다.(CCTV 캡쳐) 2019.6.21/뉴스1
북한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0일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잔을 부딪히고 있다.(CCTV 캡쳐) 2019.6.21/뉴스1


시진핑 "北 안보 우려 해결에 모든 도움 줄 것"
북중회담, 대외 아닌 내부용…"대화 재개 명분 확보"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평화 과정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중국 역할론'에 힘이 실린다.

다만 이번 북중정상회담이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 비핵화 협상 판도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시 주석은 20일 평양 '금수산영빈관'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정세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과 관련되어 있다"며 "북한이 합리적 안보 우려를 해결하는데 모든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에 요구해온 체제안전보장 문제에서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회담으로 북한의 막후 조력자 역할서 나아가 북미 협상의 중재자로서 지위를 확고히한 가운데 대북체제보장을 내세워 남북미 3자가 주도해온 비핵화 협상을 남북미중 4자 다자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도 회담에서 미국과 협상에 다시한번 나서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중국과 소통·협력을 계속 강화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새로운 진전, 추동을 노력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밝혀, 중국역할론에 힘을 보탰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이러한 발언들이 오는 G20 계기 미중 정상간 무역 담판을 앞두고 북한을 대미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중국 역시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는 가운데 미중무역분쟁에서 북한이 대미협상카드로서 갖는 효용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 역시 비핵화 협상이 깨지고 그것을 이유로 미국이 한반도에서 군사력을 강화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원치 않는 다는 것이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과 교수는 시 주석이 이번 평양 방문을 통해 "본격적으로 게임안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지만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며 "중국에게 있어 북한은 당장은 활용도가 낮은 '주머니속의 카드'"라고 말했다.

대북 체제보장을 시사한 시 주석의 발언 역시 '비핵화와 북한의 안전보장 교환' 원칙을 강조해온 그간의 발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이번 북중정상회담서 나온 양 정상의 발언들과 이에 앞선 시 주석의 노동신문 기고문 모두 "이전 4차례의 북중회담에서 나온 기존 애기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북미 양자구도를 원하는 것은 미국만이 아니고 북한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들어갈 틈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 역시 이번 회담을 통해 북미 교착 상황에서 중국을 끌여들여 판을 흔듬으로써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의도 보다는 내부적으로 미국과 대화 재개에 나설 명분을 확보하는 데 더 목적을 두고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관련국과 노력해 한반도 문제에 성과가 있도록 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으로서는 외부 모멘텀이나 명분 없이 내부를 설득해 미국을 향해 몸을 수그리고 대화 재개에 나서는 것은 힘들다"며 "이번 북중정상회담이 그 명분을 제공하는 중요한 지점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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