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무역전쟁 악재에 올 수출·설비투자 6% 감소… 성장률도 2.4%로 둔화"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4 17:53

수정 2019.06.24 17:53

산업硏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올해 연간 수출이 전년보다 6%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의 전망이다. 경제성장률은 정부 전망치를 밑도는 2.4%로 내다봤다.

24일 산업연구원은 '2019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서 13대 주력산업 수출은 정보기술(IT)산업과 소재산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하반기에 7.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품목의 수출은 전년 대비 5.9% 감소가 예상된다.
올해 무역수지 흑자는 수입(연간 1.5% 감소 예상)보다 수출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2.7%)보다 낮은 2.4%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따른 수출 부진과 투자 감소, 소비 둔화 등의 영향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원유 수요 제한으로 연평균 기준 전년 대비 4.7% 하락한 배럴당 66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기준으로 1150원대로 봤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해 "수출 및 투자 감소세·소비 부진 등으로 현저히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홍 연구위원은 "국내 실물경기는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이 심화되면서 완연한 하락세다. 특히 수출은 수출물량이 감소세로 전환되고, 수출단가도 반도체 가격의 낙폭 확대와 유가 하락 전환 등의 영향으로 떨어지면서 부진하다"고 했다.

하반기에도 우리 수출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통상분쟁,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수출단가 인하,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의 대내외 악재가 지속된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1.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임자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메모리반도체 단가가 하반기에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화웨이 사태가 본격화될 경우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악영향이 크다. 미국 제재로 마이크론이 화웨이에 D램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우리 기업 제품에 대한 대체효과도 일부 기대되지만, 화웨이의 생산 축소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SK하이닉스 매출의 12%, 삼성전자 매출의 3%를 차지하는 대형 수요기업이다.

주력 품목 중에, 자동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친환경차 수출이 늘면서 단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전년동기 대비 0.9%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수출은 2017~2018년 수주한 다수의 가스 운반선과 초대형컨테이너선 등이 하반기에 본격 인도되면서 전년동기 대비 0.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은 올 하반기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철강가격(열연가격 기준)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동남아시아의 자국 생산능력이 확대돼 중국, 동남아시아 등 수출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등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석유화학도 수출이 5.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간 무역분쟁 장기화로 중국의 수입수요가 줄고, 중국의 관세 인상으로 미국산 제품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올 하반기 생산은 수출 감소 및 내수 위축으로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생산은 수출 부진과 생산자 재고 누적으로 18.7%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홍 연구위원은 "소비 및 투자 활성화와 공공부문 투자 확대를 통한 내수 진작이 필요하다.
아울러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 및 시장 확대를 위해 고부가 및 유망 신산업 부문에 충분한 투자 확대가 이루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