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非전자 계열사 챙기는 이재용… 이번엔 ‘삼성물산 회동’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4 18:23

수정 2019.06.24 18:23

삼성물산 본사서 경영진과 회의 "중동 국가와 협력강화 모색" 주문
구내식당에선 직원들과 함께 식사
삼성 총수로서 소외론 불식시키고 사업점검하며 조직에 긴장감 부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네번째)이 24일 서울 상일동 삼성물산 본사 구내식당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진과 점심을 먹고 있다. 삼성전자 블라인드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네번째)이 24일 서울 상일동 삼성물산 본사 구내식당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진과 점심을 먹고 있다. 삼성전자 블라인드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비(非) 전자 계열 사업까지 챙기는 광폭 행보에 나섰다. 실질적인 삼성그룹의 총수로서 주요 계열사 전반의 사업을 점검하고 조직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24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물산 상일동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들과 회의를 진행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상일동 본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김명수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TF장(사장),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과 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삼성의 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 강화 방안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EPC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따낸 건설사가 설계·조달·시공을 모두 전담하는 수주 사업을 일컫는다. 특히, 이 부회장은 건설·플랜트 수요가 높은 중동 시장을 집중 공략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2시간동안 진행된 회의를 마친 뒤 구내식당에서 직접 식판을 들고 직원들과 함께 줄을 서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김명수 사장, 이용호 사장, 최성안 사장과 회의를 가졌으며 식사자리에 부사장들도 함께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점심 메뉴는 산채비빔밥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3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5G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뒤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한 사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방문은 최근 전자 계열사 현장경영을 그룹 전반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특히 삼성그룹 비전자 계열사에 대한 소외론이 사그라들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과 13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반도체 부문 경영진과 현장 회의를 가졌고, 지난 14일에는 수원사업장에서 IT모바일(IM) 부문 사장단과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했다.

또, 지난 17일에는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5G 이동통신 모듈 등 신사업 경쟁력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그룹의 총수로서 어려운 시기에 전자뿐 아니라 삼성물산 등 계열사 전반을 재점검하고, 조직에 긴장감과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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