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명창의 삶으로 그려낸 작은창극 '꿈인 듯, 취한 듯'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5 09:52

수정 2019.06.25 09:52

6월 27일부터 3일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국립국악원 작은창극 안숙선 명창 /사진=fnDB
국립국악원 작은창극 안숙선 명창 /사진=fnDB


국립국악원의 작은창극 시리즈 ‘꿈인 듯, 취한 듯’이 오는 6월 27일부터 3일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펼쳐진다.

작은창극 시리즈는 최근 대형화, 서구화 되고 있는 창극 공연의 트렌드를 벗어나 초기 창극 본연의 멋과 맛을 되살리고자, 현전하는 판소리 다섯 바탕을 중심으로 안숙선 명창과 함께 2014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지난 다섯 작품들의 눈대목(판소리의 중요한 대목)을 모아 새롭게 구성해 무대에 올린다. 한자리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의 대표 소리를 명창들의 소리로 직접 마주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작은창극 시리즈 중 ‘토끼타령’(2014)과 ‘심청아’(2016), ‘화용도 타령-타고남은 적벽’(2018)을 연출한 지기학 연출가가 맡았다.

지난 5년간 3번의 작품을 안숙선 명창과 함께 만들면서 장소와 때를 불문하고 판소리 사설을 되뇌시는 군목질(목을 풀기 위해 군소리로 자유롭게 발성하는 것)을 하는 안숙선 명창의 모습에서 동기를 얻어 이번 작품의 눈대목을 재구성했다.


지기학 연출은 “명창의 소리를 통해 소환되는 춘향, 몽룡, 별주부, 토끼, 심청, 조조 등의 인물들은 명창의 소리와 장단을 타고 넘나들며 ‘꿈인 듯, 취한 듯’ 등장해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담아낸다”고 말한다.

판소리 다섯 바탕의 눈대목은 소리꾼의 인생과 우리 삶의 다양한 세상살이가 서로 교차되며 그려진다.

‘춘향가’의 사랑가와 이별가를 통해서는 삶과 소리판의 꿈결 같은 행복과 아픔에 대해, ‘수궁가’의 토끼 배 가르는 대목에서는 서로 속고 속이며 난장같이 뒤엉키는 상황 묘사를 통해 복잡한 인간사와 다양한 군상들을 투영한다.

‘흥보가’의 놀부에게 밥 빌러 갔다 매 맞는 대목에서는 권력자를 중심으로 한 우리 세상의 풍자를, ‘적벽가’의 불 지르는 대목에서는 또 다른 삶의 역을 대신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그린다.


마지막 ‘심청가’의 눈 뜨는 대목에서는 심봉사가 눈을 뜨듯, 자신의 소리 인생을 비로소 마주하게 된 명창이 지난 소리 인생을 회상하며 ‘흥타령’의 ‘꿈이로다’를 이어 부르며 무대를 떠난다.

안숙선 명창을 비롯해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대표 소리꾼 유미리, 염경애 명창이 판을 이끌고 소리꾼 박자희와 장서윤, 양혜원을 비롯해 각종 국악 경연 대회 판소리 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정승준, 이진우, 조정규 소리꾼이 서로 여러 배역을 번갈아 가며 출연한다.


창극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 활동을 펼치는 김백찬 작곡자의 음악구성으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문경아(가야금, 양금), 윤서경(소.대아쟁), 조용복(소리북)과 정악단의 민지홍(피리, 생황), 객원 연주자인 전계열(타악)이 참여해 풍성한 선율을 전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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