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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김학의 의혹' 1·2차 수사때 못 밝혀 크게 부끄럽다"

뉴스1

입력 2019.06.25 11:46

수정 2019.06.25 11:46

문무일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역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지적한 검찰 과오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6.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역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지적한 검찰 과오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6.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당시 담당자 문책, 법률상 시효지나 방법없어"
"의혹 남은 것 인정…조사 다했지만 범죄입증 못해"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윤다정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은 25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사건'과 관련해 "사건이 벌어져서도 부끄럽지만, 그보다 1·2차 (검찰) 수사 때 왜 밝히지 못했을까가 더 크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검찰역사관 앞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검찰의 3차 수사 결과에 관한 질문을 받고 "(당시) 밝히지 못한 것은 검사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총장은 "김 전 차관 사건은 기록 500몇권을 대출해 뒤져낸 것"이라면서 "관련된 과거를 반성하면, 당시 (수사)한 분들 문책을 왜 안하냐는 이야기가 있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상 문책 시효가 있어 현재 법률상 문책할 방법이 없다"며 "왜 1·2차 수사에서 밝히지 못했을까, 밝힐 수 있는 걸 밝히지 못했을까, 시효가 지나 못 밝힌다는 상황에 못 했을까가 정말 부끄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사건 재수사 결과 국민적 의혹이 해소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의혹이 남은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정의로움은 각자 평가의 문제"라고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문 총장은 "모든 사안이 발생하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발생하게 돼 있다. 사법적 사실은 역사적 사실 중 증거로 뒷받침되는 일부만 밝혀지고 증거를 찾지 못한 건 역사적 사실이 있어도 사법적 사실로 바뀌지 않는다"며 "저희가 (기소한 사건에서) 무죄를 받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해 성폭력과 뇌물, 수사외압 등 직권남용의 3가지 부분에서 검찰 수사를 권고했다. 이에 대검은 '법무부 검찰과거사위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을 꾸리고 50여명의 역대급 인력을 투입한 바 있다.

문 총장은 "이 3가지를 다 (수사)해야겠다 생각해 수사팀이 크게 꾸려진 것"이라며 "성폭행 부분은 수사팀에 '원래 사건 본류가 이것이니 기소해야 한다'는 주의를 여러 번 줬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사할수록 동영상이 있다는 자체가 장애요소가 됐다. 동영상 때문에 기소를 못한 것"이라며 "그때 찍은 비디오도 전체 상황을 일관되게 보여줄 수 없어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동영상 없는 부분의 성폭행도 있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은 당사자 진술이 필요한데 진술이 없었다. 우리가 극복할 수 있는 문제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수사외압 부분에 대해선 "경찰 단계, 수사하는 경찰이 받은 인사상 불이익이 직권남용이 되는지, 검찰 단계의 세 카테고리가 있었다"며 "직권남용 범죄는 최종 업무 수행자가 직무유기나 직권남용을 자백하지 않으면 그 윗사람을 처벌할 수 없다. 법률상 미수는 처벌 못하고 기수만 처벌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증을 찾기 어려워 검찰청과 경찰청, 대통령기록관 3곳을 압수수색했으나 어느 곳에서도 조그만 단서도 찾지 못했다"며 "관련 공무원은 다 불러 조사했다. 자기 자신 문제에 대해선 그런 적 없다고 하고, 다만 다른 분은 그런 것 같다고 추측한 적은 있다. 이 추측을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그분도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인적, 물적 증거를 전부 조사했다. 역사적 사실 입증에 필요한 부분은 다 조사했다"면서 "그 결과 범죄 입증해 구성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뇌물 부분에 대해서만 "관련 기록 수백건을 대출받았는데 그 안에 단편적으로 흩어진 게 있어 모아보니 하나의 모자이크 그림처럼 완성된 모양이 만들어져 처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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