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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이주열 "현 기준금리 수준, 통화정책 여력 많은 건 아냐"

뉴시스

입력 2019.06.25 15:00

수정 2019.06.25 15:00

【서울=뉴시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25. (제공=한국은행)
【서울=뉴시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25. (제공=한국은행)
【서울=뉴시스】천민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현재 기준금리를 볼 때 통화정책 여력이 아주 많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한은이 공식적으로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의 여력이 있는지 평가한 적은 없다"면서도 "현 기준금리를 볼 때 통화정책의 여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주 많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등 선진국도 마찬가지"라며 "미 연준에서도 경기 침체가 올 경우 지금의 금리 수준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고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낮을수록 추가적인 금리 인하 등을 통해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이전 의사록에서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여력이 모두 있다고 논의 됐다. 그런데 이번 의사록에서는 재정정책은 여력이 있지만 통화정책은 여력이 없다는 논의가 나온 것 같다. 왜 그렇게 변화한 건지, 총재가 생각하는 여력은 얼마인지 궁금하다.

"한 의원이 그렇게 말할 수는 있는데 한은이 공식적으로 여력이 있거나 없다고 한 적은 결코 없다고 생각한다. 성장률이 높았던 과거에 비해서는 통화정책의 여유가 많다고 볼수는 없다고 본다.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경기 침체가 올 경우 지금의 수준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말이 연준에서도 나온다. 종합하면 현 기준금리를 볼때 통화정책의 여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주 많다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르면 다음달과 8월 중 금리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고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기대가 합리적인가.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창립 기념사 때와 같은 입장인지 궁금하다.

"창립기념사 발표 이후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진 걸로 알고 있다. 기념사를 반복하는데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등 우리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칠 만한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 한은은 이런 요인의 전개 방향과 그것이 우리 경제성장과 물가흐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해나가겠다."

-한은은 통화정책이 완화적이라는 입장 고수했는데 물가가 낮아 실질 금리는 완화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통화정책이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보는지 아니면 추가적인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결국 금리 인하 하겠느냐는 질문인데, 앞서 설명했듯 우리 경제 성장과 물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나가겠다. 실질기준금리가 상당폭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중기적 관점에서 향후 물가 전망을 기준으로 보면 실질기준금리가 다시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본다. 또한 기대 인플레이션율을 적용하면 실질기준금리가 중립수준을 상당폭 하회한다고 평가된다. 금리 외 실질 통화량이나 전반적 금융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도 현재 기조는 실물 경제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 시장을 통해 금융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금리 인하를 전제로 질문했다. 직접적으로 답하면 정말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고 인식될 수 있어 원론적으로 대답하겠다. 여러 금융안정에 미치는 다른 요인이 같다면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추가로 확대할 때 금융안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한은으로서는 지금의 가계부채상황등을 고려한다면 금리조정 여부와 관계없이 금융안정을 위한 정부 거시건전성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아래로 상당수준 낮아졌다. 이 상황에서 금리인하 효과가 얼마나 있을까. 정책금리와 시장금리 괴리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개인소비와 기업투자 유발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것도 금리인하를 전제로 질문했다. 커뮤니케이션의 오해나 혼선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답변어렵고 원론적으로 답하겠다. 반적으로 금리조정시 효과는 꼭 금리 결정시점에만 나타나는게 아니다. 중앙은행과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시장 기대반영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금리를 결정한 이후에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 내용에 따라 효과 나타나는 부분도 있다."

-전날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한번씩 금리를 인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0.2% 낮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떻게 보나.

"해당 주장은 경기가 나쁘니 내렸어야 했다는 거지만 한은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물가안정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와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11월 금리를 올린 이유는 우리 경제 성장세가 잠재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는데 일각의 그런 주장은 단선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본다. 정부가 전망치를 하회하고 경제가 어렵다는 걸 왜 우리가 모르겠다. 거시 경제나 우리경제 여러 흐름을 짚어보고 있게 때문에 간과하고 있는건 결코 아니다."

-전체적인 기조로 볼때 물가가 낮지만 금리인하로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것 같다. 인하인지 인상인지 헷갈리는 부분이 있는데 어느 방향인지 답변 바란다.

"'물가만' 보고 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물가 대응에 있어서 통화정책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부분의 요인의 영향이 매우 커져있다. 물가도 물론 보고 다른 여건도 보겠다고 했으니까 충분히 통화당국의 스탠스는 분명히 한 것 같다."

-물가에 적극적으로 대응(금리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과 신중하게 대응(금리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뉜다. 총재는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나.

"제가 어느 쪽을 택하겠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물가안정목표를 직접적으로 해석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고, 0%대 물가가 불편하다고 해서 부작용도 초래되는 초완화적 정책을 펴는 건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리겠다."

-지난 4월 소비자 물가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는데 1%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나.

"이 자리에서 그때 전망치보다 낮을 것이다라고 말했으면 어느정도 감을 잡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난 4월 전망한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였다."

-앞으로 현재같은 저물가 기조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또한 어느정도의 낮은 기준금리 수준을 감내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레벨을 알려달라.

"당분간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를 밑도는 낮은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 이후로는 하방요인 영향이 줄면서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어느 정도의 낮은 금리 레벨을 감당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답하기는 어렵다."

-한은이 물가안정목표 2%를 4년 연속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물가안정은 한은의 설립 목표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걸 할 수 있겠나.

"4년 연속 달성 못 할 수 있다고 언급한 부분은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중기적 수준에서 목표 수준에 근접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뜻이고 실제 2017년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 내외 수준에서 움직였다. 물가안정은 상당히 중요한 목표이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맞다. 다만 신축적인 물가안정목표제 하에서는 물가 이외에도 거시경제상황이나 금융안정도 고려해서 통화정책을 해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한은이 관리물가를 강조할 경우 비공식적 물가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통 측면에서 대안적 지표를 개발하거나 활용도 높일 생각은 없나.

"한은은 기조적인 물가 흐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관리물가를 제외한 근원물가 등 다양한 물가 지표를 개발해 참고하고 있다. 하지만 동 지표를 소비자물가를 대체해 활용하겠다는 건 아니다."

-모두발언에서 경제성장률이 4월 전망치에 비해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2% 초반대로 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은 어떤가.

"이번 주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산업활동 동향, 새로 입수되는 실물경제 지표를 좀더 지켜봐야 보다 정확한 성장흐름을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7월 중순 전망까지 3주정도 시간이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중 무역분쟁 전개 양상과 반도체 경기 전개 추이를 보겠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는 자주 회동을 가졌던 걸로 아는데 홍남기 부총리와는 사적 회동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최근 홍 부총리와 별도로 만난 적이 있는지, 향후 회동 같은 걸 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홍 부총리 일정이 바쁘기도 해서 주로 해외출장을 같이 갈 때마다 만날 기회를 갖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회동 횟수를 갖고 정부와 중앙은행 소통으로 곧바로 연결짓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다양한 레벨을 통해서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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