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G20서 한일정상회담 없다..日 준비 안된 것 같다"

-고위관계자 "우리는 항상만날 준비 되어 있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환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내 정상회담이 결국 무산됐다. 정상회담을 통해 '강제징용 피해보상' 문제로 얼어붙어 있는 양국 관계가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당분간 '불편한 관계'가 이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G20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블라디미르 러시아 대통령 등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G20서 한일정상회담 없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5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G20 정상회의 기간에 한일정상회담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일 회담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측에서는 꾸준히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가 이어졌지만 우리 정부가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항상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일본은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부연했다.

회담 불발에 대해 일부에서는 일본 측이 '스케줄이 꽉 찼다'는 취지로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일본 정국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내달로 예정된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난 후 회담을 다시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일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G20 정상회의)현장에서 만약 일본이 준비가 돼서 만나자고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는 언제든지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전문가들은 G20 계기 한일정상회담은 무산됐지만 양국의 관계 개선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 "무산 자체에 지나치게 큰 의미 부여할 필요는 없고, 지금은 G20 직후 벌어지는 한미정상회담에 집중할 때"라며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안을 일본이 수용하지 않았지만 이 제안에 대한 일본 내 평가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대결적 한일관계를 이용하는 다음 달 일본 참의원 선거가 마무리된 이후 향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외교부-외무성'간 실무협의를 지속한다면 한일관계 개선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文, 주요 정상과 경제·한반도문제 협의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향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참가국들의 지지를 재확인한다. 평화가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고 경제발전이 다시 평화를 공고히 하는 평화경제의 시대를 열어 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은 무산됐지만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중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캐나다,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인도 등 주요국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와 양자 관계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 회의에서 △세계경제와 무역·투자 △혁신 △불평등 해소 및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 실현 △기후변화·환경·에너지 등에 관한 논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세계경제와 무역·투자'를 주제로 한 첫 번째 세션 발언에서 우리 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 구현을 위한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공유한다.
우리나라의 추경편성 등 확장적 재정 정책 노력을 소개하면서 무역마찰 등 세계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현안에 대한 G20 차원의 공조 필요성도 강조할 계획이다.

'불평등 해소 및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 실현'를 주제로 하는 세 번째 세션에서도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우리나라가 내년 7월에 도입할 계획인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소개하고, 고령화 관련한 데이터의 공유와 비교연구 및 정부 차원의 정책 경험 교환을 강조한다.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은 "오사카 G20 정상회의는 지난해 11월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상회의 이후 약 7개월 만에 개최되는 것으로 세계 경제의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에 우리가 능동적으로 동참하고, 최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주요국과 협의를 갖는 유용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