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사회·과학·수학 빠진다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5 17:50

수정 2019.06.25 17:50

2022년부터 전문과목으로 대체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사회·과학·수학 빠진다
고졸자의 공직 진출 확대를 목적으로 2013년 도입한 사회·과학·수학 등 고교 선택과목이 7년 만에 폐지 수순에 들어간다. 고졸자 유입 효과도 적은 데다 고교과목만 선택해 합격하는 신규 공무원 비율도 높아 행정서비스 품질이 저하된다는 지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는 현행 9급 공채시험 선택과목에서 고교과목을 없애고 직렬·직류별 전문과목을 필수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안을 26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행정·세무·관세·검찰 등 행정직군 23개 직류에 적용되며 수험생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2022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현행 9급 공채 필기시험은 총 5과목이다. 기본소양을 평가하는 필수과목 3개(국어·영어·한국사)와 전문지식을 평가하는 선택과목 2개로 구성돼 있다.
선택과목은 일반행정의 경우 5개 과목 중, 타 전문직렬은 6개 과목 중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행정은 행정법총론·행정학개론·사회·과학·수학 5개 과목 중 2개를, 타 전문직렬은 행정학개론·사회·과학·수학에 전문과목 2개를 더한 총 6개 과목 중 2개를 선택하면 된다. 예컨대 세무직은 세법개론·회계학과 행정학개론·사회·과학·수학이다. 이 중 사회·과학·수학 3개 과목이 고교과목이다.

고졸자의 공직 유입 확대를 위해 2013년 도입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 인사처의 판단이다. 당시 고졸자의 사회취업을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도입했지만 면밀한 검토 없이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제도 도입 이후 18~19세 9급 공채 응시인원은 꾸준히 증가한 반면 합격률은 1% 내외에 불과해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12년 응시자는 1083명이었는데 제도 시행 첫해인 2013년 3261명, 2016년 4120명까지 늘었고 올해는 2392명이다. 최종합격자 수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6명, 3명, 3명, 10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전문과목을 선택하지 않고 고교과목만 선택해 합격하는 사례는 되레 많아져 행정서비스 품질이 저하된다는 우려도 한몫했다.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수험기간 단축을 위해 전문과목 선택을 꺼리는 것이다.
지난해 세무직 9급 공채 합격자 중 전문과목을 하나도 택하지 않은 비율이 65.5%에 달했다. 기본적인 법 용어를 몰라서 민원전화를 회피하거나 소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검찰직 9급 수사관이 '기소(형사사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긴다는 법률용어)'라는 단어를 검색하기에 선배가 이유를 묻자 "어떤 의미인지 몰라서 그랬다"고 답변한 사례도 있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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