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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튼 김상조 정책실장 "공정경제만으론 성과 못낸다"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5 17:50

수정 2019.06.25 17:50

색깔 버리고..누구와도 소통
혁신성장이 중요한 타이밍..상황 맞게 정책 유연성 필요
국회·재계·노동계·시민사회..언제든 만나 의견 듣고 싶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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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은 25일 "공정경제 정책만으로 한국 경제가 필요한 성과를 다 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의 3대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상호작용을 통해 선순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정책실장에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 실장을 임명함으로써 재벌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공정경제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불식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공정거래위원장이었기 때문에 공정경제가 주된 업무영역이었지만, 공정경제 정책만으로 한국 경제가 지금 필요한 성과를 다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성장이 중요하고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득주도성장도 마찬가지"라면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 3가지 요소(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선순환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때 의도한 성과가 나온다는 것이 저의 확신"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기존 경제정책에 대한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는 거듭 확인하면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일관성과 유연성의 조화를 강조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시장 경제주체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기 위해 일관성을 가져야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때그때 경제환경 따라 그 정책들의 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 역시 핵심적인 요소"라면서 "이 기조를 정책실장으로서 특히 강조하면서 일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 "저는 일관성을 강조합니다만 동시에 주어진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정책 보완하는 것이 경제정책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며 "정책실장에 있어 특히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직된 경제정책 실행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는 보완과 개선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세계적 경제학자인 케인스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케인스는 처칠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다. 내각책임제에서 장관은 정치인이다. 관료이자 정치인"이라면서 "의회에서 야당 의원들 질문에 답변하는데 당연히 말이 바뀐다. 지난번 말과 지금 말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럼 의원들이 '왜 자꾸 말을 바꾸냐'고 질문한다. 여기에 케인스는 '사실이 바뀌면, 세상이 바뀌면, 내 마음도 바뀐다'고 대답했다고 한다"며 "환경이 바뀌면 정책은 거기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저임금과 문재인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한 평가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실장은 "최저임금 부분은 의사결정 진행 중이라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재벌개혁도) 이 자리서 답변하면 다음에 오실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부담을 느낄 듯하다. 답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만 했다.

김 실장은 재계를 비롯해 다양한 정책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도 거듭 약속했다. 그는 "정책실장 임명 뒤 가장 먼저 정책 이해관계자와 만남의 자리를 갖자는 게 첫 번째 지시사항이었다"며 "국회, 재계, 노동계, 시민사회계 등 크게 4개 부류를 통해서 상견례 또는 인사의 자리를 가지면서 정책실장에게 하시고 싶은 말을 듣고, 그 이후에도 계속 만남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일정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저는 경제학자다. 모든 일에 얻는 것과 잃는 게 있다는 걸 잘 안다.
그걸 비교 형량하는 걸 본업으로 하는 게 경제학자"라며 "지금 정책실장 입장에서는 언론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의견을 청취하고 정책을 설명드리고 가는 게 코스트보다 베너핏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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