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포스트 석유' 찾는 사우디, 한국 수소경제·ICT에 구애 [사우디 왕세자 방한]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6 17:37

수정 2019.06.26 17:37

빈 살만, 1박2일 빼곡한 경제행보
석유·자동차 등 전방위 협력 밝혀
국내기업 10여곳 MOU 등 '결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쓰오일 복합 석유화학시설 준공 기념식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알 나세르 아람코 CEO,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알 트와이즈리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문 대통령, 알 팔레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알 무바라키 주한사우디대사, 김철수 에쓰오일 이사회 의장.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쓰오일 복합 석유화학시설 준공 기념식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알 나세르 아람코 CEO,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알 트와이즈리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문 대통령, 알 팔레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알 무바라키 주한사우디대사, 김철수 에쓰오일 이사회 의장. 뉴시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수소, 정보통신기술(ICT)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의 방한 성과는 대부분 경제분야였다. 빈 살만 왕세자의 1박2일 방한일정 중 문 대통령과의 회담 이외 시간은 경제계와의 교류, 협력 등으로 채워졌다. 국내 4대 그룹 회장을 만났고, 에쓰오일의 울산 복합석유화학시설 준공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이에 발맞춰 사우디 국영기업인 아람코 등은 국내 10여개 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 경제협력 강화에 나섰다.

■사우디와 국내기업 협력 가시화

빈 살만 왕세자는 26일 서울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쓰오일 울산공장 완공식에 참석했다. 에쓰오일은 사우디 국영기업인 아람코가 최대주주로 3년여 전 5조원을 투자, 울산에 석유화학 공장을 건설했다. 아람코는 이날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위해 2024년까지 7조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이미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에 2조원이 추가된 것이다.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SK 등 국내 기업과 사우디 간 협력도 논의 단계를 넘어 일부 가시화됐다.

SK가스는 △사우디 석유화학기업 AGIC와 4000만달러 규모의 폴리프로필렌 컴파운딩 프로젝트 △18억달러 규모의 프로판 탈수소화 폴리프로필렌 프로젝트에 대해 각각 합작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프로젝트는 사업 타당성 조사를 시작한다. 한국석유공사는 석유 공동비축,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 공동 연구개발(R&D) 협력에 관련해 아람코와 MOU를 각각 체결했다.

GS그룹 역시 아람코와 '에너지 및 투자 분야' 사업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석유 및 가스, 석유화학 등 에너지사업뿐만 아니라 건설, 무역 등 현재 영위하고 있는 모든 사업분야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4억2000만달러 규모의 선박엔진공장 합작투자를, 효성은 사우디에 탄소섬유 생산시설 건립을 위한 MOU를 아람코와 체결했다. 특히 조현준 효성 회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비공개 오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회장과 함께 초청됐다.

■4대 그룹과 수소·ICT 분야 협력

국내 4대 그룹 역시 앞으로 사우디와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빈 살만 왕세자와 오찬을 함께한 4대 그룹 회장 등은 수소·5G 분야에서 협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우디는 경제체질을 바꾸기 위한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비전 2030에는 비석유부문 국가 수입을 2020년까지 3배로 늘리고,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민간 비중을 65%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내 4대 그룹과의 협력분야가 넓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삼성의 경우 빈 살만 왕세자가 미래산업에 관심이 많아 5G통신, 인공지능(AI) 등 ICT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경제와 관련해서는 양국이 양해각서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국의 자동차 협력은 친환경차 기술협력, 자동차 부품개발, 사우디 진출 관심기업 발굴 등이 주요 내용이다. 수소산업의 경우 양국이 수소 생산·저장·운송에 관한 기술협력 및 수소차, 연료전지, 충전소 보급·활용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LG그룹은 LG전자가 사우디에서 에어컨 공장을 운영하는 인연이 있다.
또 빈 살만 왕세자가 ICT에 관심이 많은 점을 감안할 때 구광모 회장과의 만남에서 LG그룹 ICT사업의 사우디사업 확대 등에 대해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관측된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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