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트럼프 제안에 '북미 정상 만남' 기대 부활…北 호응 주목

뉴스1

입력 2019.06.29 13:14

수정 2019.06.29 13:14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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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DMZ서 김정은 만나고 싶다"…靑 "확정된 것은 없어"
경호 등 여건은 충분…"김정은 의지 달렸다"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트윗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나고 싶다 밝혀 이번 방문 계기 DMZ서 북미 정상이 만나는 대형 이벤트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다시 고조된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포함해 매우 중요한 회담을 몇 차례 마친 뒤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있는 동안 김 위원장이 이 글을 본다면 나는 남과 북의 국경지대인 DMZ에서 그를 만나 그와 악수하며 인사라도 나누면 좋겠다(?)!"(I would meet him at the Border/DMZ just to shake his hand and say Hello(?)!)고 했다.

이는 북미 양 정상이 친서 교환으로 교착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사실상 대화 재개에 물꼬를 튼 가운데 이번 방한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을 부정해왔던 기존 언급과 전혀 달라 그 의도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으로 떠나기전 이번 순방 중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을 묻는 백악관 기자의 질문에 "많은 사람과 만나겠지만 그와는 아니다"며 "다만 다른 방식으로 그와 이야기할지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트윗에 대해 29일 "오늘 아침 생각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속을 떠 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가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그가 만약 온다면 2분 동안 만남이 전부겠지만 그래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합의안을 내기 위한 만남이 아닌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선언하는 일회성 '이벤트'로서 김 위원장에 DMZ서 만남을 전격 제안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제안을 전격적으로 했다면, 최소한 물밑에서 모종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 의지는 표명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미국의 태도를 계속 비난하며 협상 재개에 응하지 않아왔던 것을 볼 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우리 정부와 협의가 없었던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5일 외통위에서 트럼프 방한 계기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북미간) 정상 차원의 또다른 만남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그전에) 실무협상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그럼에도 DMZ서 북미 양 정상이 만나는 대형 빅 이벤트가 펼쳐질 수 있다는 기대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간 파격 행보를 이어온 양 정상이 DMZ에서 전격적으로 만나 대화 재개에 합의하며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 2막의 포문을 여는 그림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지길 바라는 우리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즈니아스 국방연구소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윗이 북미 양 정상이 친서교환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비록 어떤 합의가 타결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앞으로 몇주 혹은 몇달 뒤 재개될 협상의 의제를 재설정하기 위해 양 정상이 DMZ에서 대화와 외교적 노력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DMZ라는 공간적 특성 탓에 경호 등 단순 프로토콜 차원에서는 일단 실현에 무리가 없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이는 지점이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재선레이스에서 상당한 정치적 성과를 과시할 수 있게 되며 비핵화 협상 2막을 앞두고 북한에 회의적인 미국내 여론을 환기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통해 비핵화 상응조치로 대북체제안전보장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김 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DMZ서의 만나는 그림은 손해볼 것 없는 제안일 수 있다.

북미 양 정상이 DMZ에서 만나 '비핵화-북미관계 개선'이라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한다면 향후 3자 혹은 4자 종전선언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을 피부로 몸소 실감할 수 있게 해 사실상 종전선언에 준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DMZ서 양 정상 간 만남 자체가 국무부나 미국 내에 줄 수 있는 함의는 상당하다"며 "북한이 최근 외무성을 중심으로 대미 강경 목소리를 내온 것과 별도로 정상 레벨에서는 계속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면서 그것에 기반해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온 것을 보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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