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만으로 공장 '조업중단' 명령...法 "경기도 재량권 남용"



경기도가 관내 아스콘 공장에 대해 주민 민원만으로 조업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해당 아스콘 공장이 규정에서 제시한 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지 않았고, 오염물질로 인해 주민들이 입는 피해가 임박하다는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일방적 주장만 수용해 공장 측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끼친 것은 경기도와 안양시 등 행정청의 재량권 남용이라고 본 것이다.

■민원만으로 조업정지 "재량권 남용"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부(고의영 부장판사)는 안양시에서 아스콘 공장을 운영 중인 제일산업개발이 조업정지명령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경기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공장 조업정지)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일부 인정하더라도 행정청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행정청 재량권 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한 1심을 뒤엎은 것이다.

안양시에서 아스콘 공장을 운영하는 제일산업개발은 아스콘공장에서 80∼150m 떨어진 지역에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지난 2002년부터 인근 주민들과 갈등을 벌여왔다.

주민들은 아스콘 공장 주변의 악취뿐 아니라 아스콘 생산 과정에서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등 건강상·환경상 피해를 입었다며 공장 가동을 중단해 달라고 경기도와 안양시에 줄곧 요청해왔다. 이에 경기도는 주민들 요청을 받아들여 2017년 11월 아스콘 공장을 운영 중인 제일산업개발에 조업중단 명령을 내렸다. 조업중단 명령을 받은 제일산업개발은 지난해 3월 경기도로부터 조건부로 공장 설치허가를 받은 데 이어 한달 뒤 대기오염물질 배출 방지시설을 설치했다.

■法 "오염물질 발생 허용치 이내"
2심은 1심 때와 달리 제일산업개발이 공장 가동에 앞서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을 설치한 점과 대기오염물질 측정시 주민을 참여시키는 등의 달라진 조건에 주목했다.
또 실제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허용기준을 초과하지 않은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2심 재판부는 "해당 공장 가동시 배출된 벤조피렌이 배출 허용기준치 이내이고 그외 배출허용 기준을 초과하는 오염물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볼 만한 사정이 없다"며 "원고가 재산상 큰 손실을 입고 있음에도 피고는 인근 주민 민원만으로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동인의 이동국 변호사는 "최근 대기환경 분쟁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단 몇일이라도 조업이 중단되면 공장을 운영하는 업체 입장에선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며 "이번 판결은 최근 철강업계 등 일부 공장 가동에 있어 대기환경보전법 예외 조항 인정 여부를 두고 논란이 분분한 상황에서 자치단체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기준을 보여준 판결"이라고 해석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