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유튜버 시대를 바라보는 자세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1 17:27

수정 2019.07.01 17:27

[기자수첩]유튜버 시대를 바라보는 자세
바야흐로 유튜버의 시대가 왔다. 수십만명의 구독자 수를 확보한 유명 유튜버들의 연간 수익이 수십억원에 달한다고 소문이 나면서 유튜버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 이들은 광고 콘텐츠 한 건당 수천만원에 계약한다. 연예인 메이크업을 해주던 이사배씨는 뷰티 유튜버로 성공하면서 샤넬 초청을 받아 프랑스 파리를 가는 등 20~30대 여성들에게 '워너비' 같은 존재가 됐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검색을 네이버가 아닌 유튜브로 한다고 한다. 더 나아가 혼자서 휴대폰으로 자신의 일상을 담는 '브이로그'를 찍으면서 노는 아이들도 있다.
유튜브는 그저 젊은이들만의 문화가 아니다. 최근에는 한국 50대 이상 장년층이 전 연령층에서 유튜브를 가장 많이 보는 세대가 됐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에 기자도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프리미어'에 입문했다. 유튜버가 될 욕심보다는 요즘 트렌드에 맞춰 실제로 배우면서 무언가를 느끼기 위해서다. 작심삼일에 그칠까봐 7일짜리 체험판부터 받았는데 처음부터 문제에 부딪혔다. 평소 찍어둔 동영상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신문기자의 한계인가' '내가 시대에 뒤떨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언론사들이 유튜브에 뛰어들고 있으나 성공을 거둔 매체는 거의 없다. 아마도 많은 곳들이 별 계획 없이 그저 TF만 구성했거나 눈 앞에 보이는 실적만 요구하다 보니 기존 콘텐츠를 재가공하는 선에 그치거나 재미가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 요즘 화제인 박막례 할머니만 해도 손녀 김유라씨가 할머니와 여행을 가려다 회사에서 휴가를 안 내줘 과감히 퇴사 후 여행 가서 찍은 동영상이 우연히 대박이 나면서 지금에 이른 것이다.

유튜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채널로는 'SIMI TV'를 꼽고 싶다. 건축 전공인 듯한 유튜버가 골판지로 영화관, 목욕탕 같은 공간을 만든 뒤 그 안에서 자신이 키우는 햄스터가 노는 모습을 찍어 올린다. 처음엔 '이걸 왜 보지?' 싶었는데 어느 순간 힐링을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 유튜브에선 좀 더 다른 접근이 필요한 셈이다. SIMI TV 동영상 1건 조회수가 보통 수십만은 된다.
요즘 기사 조회수가 수십만은커녕 만대도 나오기 어려운 현실에서 나 포함, 많은 언론인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 같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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