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각국 정상, 그룹 총수 잇단 ‘러브콜’… 재계 맏형 삼성 역할 커져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1 18:16

수정 2019.07.01 18:16

트럼프 美 대통령·모디 印 총리 등 국빈 방한때마다 그룹총수와 회동
이재용 부회장 회동은 ‘단골 메뉴’
경제외교 ‘숨은 조력자’ 역할 톡톡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올해 방한한 국빈급 정상들과 국내 기업인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성사되면서 경제외교 분야에서 4대 그룹 총수들이 '숨은 조력자'로서 재평가받고 있다.

특히, 정상급 국빈들이 촌각을 다투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한국 경제계를 대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회동을 '단골 메뉴'로 삼고 있어 글로벌 삼성의 위상과 영향력이 재조명받는 분위기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30여분간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 국내 기업인 간담회는 한·미 양국의 경제동맹관계를 한층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전세계에 생중계되는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 차례 우리 대기업 총수들을 극찬한 건 한국 글로벌 기업들의 위상을 높이 평가한 증거"라며 "대미 투자 확대를 정중히 요청한 것도 한국 주요 기업 총수들의 의지가 양국 경제동맹 강화에 큰 변수라는 판단이 깔려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1박2일의 촉박한 일정에도 국내 주요 기업인을 만난 것 자체가 한국 경제의 격을 끌어 올린 셈"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올 들어 주요 정상들의 방한 일정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총수들과의 회동은 빠지지 않았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재계 총수로서는 유일하게 올해 한국을 찾은 5명의 정상급 인사들과 모두 만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환영하는 청와대 초청 오찬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참석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모디 총리가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쳐 출장 일정을 급히 변경해 오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에서 모디 총리는 "밀도 높은 만남을 통해 재계 지도자들이 인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일주일 뒤인 2월 말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방한 때는 이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청와대 오찬에 초청됐다. 청와대 오찬 전날에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은 아부다비 왕세제를 이 부회장이 직접 안내하며 친분을 드러냈다.

지난 5월 22일에는 방한한 아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국내 기업인 가운데 유일하게 이 부회장이 만나기도 했다. 이날 만남은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96년 삼성전자의 오스틴 반도체 공장 투자와 2015년 국내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 개막 등이 인연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달 26일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은 '하이라이트'였다. 이 부회장은 이날 청와대 초청 오찬에 이어 저녁에는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사우디 왕세자와 5대 그룹 총수간 '깜짝 회동'을 주도했다.


삼성 출신 재계 관계자는 "1박2일 방한한 사우디 실권자와 기업인들의 비공식 만남을 전격 성사시킬 만한 인물은 국내에서 찾기 힘들 것"이라며 "글로벌 무대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의 영향력이 제대로 확인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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