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文 "韓 AI·벤처 창업가에 투자 해 달라"... 손정의 "세계가 투자하도록 돕겠다"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4 20:59

수정 2019.07.04 20:59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접견하고 한국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당부했다. 손 회장은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에 투자하도록 돕겠다"고 화답했다. 관심을 모았던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등을 비롯한 한·일 관계에 대한 대화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文 "AI·벤처 창업가에 투자" 당부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손 회장을 만나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제2벤처 붐 가속화를 위해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조언을 부탁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손 회장은 "AI는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며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전폭적 육성을 제안했다.

손 회장은 "젊은 기업가들은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금이 없다.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도록 투자가 필요하다"며 "투자된 기업은 매출이 늘고, 이는 일자리 창출을 가져오며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벤처창업가들은 자금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특히 젊은 창업가들에게 투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소프트뱅크가 가지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AI 전문인력 양성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고 손 회장은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I will)"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이 AI 분야에서 늦게 출발했을 수 있지만 강점도 많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뤘고, 이미 만들어진 개념을 사업화시키는 데에는 단연 앞서 간다"며 한국 AI 분야에 투자를 거듭 당부했다.

이에 손 회장은 "한국이 인공지능 후발국이나 한발 한발 따라잡는 전략보다는 한번에 따라잡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에 투자하도록 돕겠다. 한국도 세계 1등 기업에 투자해라. 이것이 한국이 인공지능 1등 국가가 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손 회장의 만남은 당초 예정된 시간을 50분이나 넘겨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이재용·정의선·구광모 등과 '만찬'
손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국내 대표 기업인들을 만나 AI, 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관련 사업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재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저녁 서울 강북 모처에서 이 부회장, 정 부회장, 구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IT업계를 대표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만남은 이재용 부회장이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은 소프트뱅크가 37조원에 인수한 글로벌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과의 협력 강화 논의가 주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ARM은 전 세계 반도체 설계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기업이다.

구광모 회장과는 AI와 로봇 분야에 대한 대화들이 집중적으로 오갔을 것으로 관측됐다. 취임 2년차를 맞은 구 회장이 LG의 미래 성장분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AI와 로봇은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의 최우선 투자분야다.
정의선 부회장과는 자율주행차와 수소경제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fnkhy@fnnews.com 김호연 최갑천 박소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