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정년 연장, 종합적 시각 필요

현재 법적으로 60세로 돼 있는 정년 연장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정부가 저출산 등 인구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 중인 인구정책TF의 정책과제 중 하나로 정년 연장이 포함돼 있고, 그 정책방향이 조만간 발표된다고 해서 더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017년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2.7세이지만, 2067년에는 90.1세로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 시 가정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는데 은퇴연령은 그대로 고정돼 있다면 개인 입장에서나 국가 입장에서나 바람직하지 않다, 정년은 산업화 과정의 산물이다. 농경사회에서는 별도로 정해진 정년이 없었다. 그때는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했다. 지금도 농어업이나 자영업에 종사하면 사업이 잘 안될까 걱정이지 근로자와 같이 정년 걱정은 하지 않는다. 정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연령층이 인구가 밀집돼 있는 베이비붐 세대에게 있어 정년 연장 이슈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생산가능인구가 급속히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년연장 검토는 중요하지만, 현재의 고용현실도 고려돼야 한다. 경제침체로 4%대의 실업률이 계속되고 있고 청년실업률은 10%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구감소가 문제이지만 현 시점은 일자리 부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법이나 제도로 정년을 연장한다고 해도 그 혜택을 바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은 공무원 공기업 그리고 노조가 확실한 대기업 근로자에 한정된다.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법정 60세 정년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년이 잘 지켜지는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이 좋은 일자리임을 감안하면 정년 연장은 청년실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므로 제도적으로 연장하더라도 시기와 속도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정년과 관련해서 중요한 기준이 되는 제도가 있다.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이 바로 그것이다. 2019년의 수급개시연령은 62세이지만 2023년에는 63세, 2028년에는 64세, 2033년에는 65세로 상향되도록 돼 있다. 연금의 수급이 시작되는 시점 바로 직전까지는 근로할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법적으로 정년을 따로 정할 것이 아니라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을 감안하여 정년이 연동되도록 사회문화적으로 관례화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되면, 퇴직시점과 수급개시연령의 간격으로 발생하는 소득공백 상태를 의미하는 연금 크레바스(crevasse)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 가능하다. 인구정책TF에서 정년연장을 검토하면서 국민연금 제도는 별개로 접근하고 있다 한다.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국민연금제도에서 연금수급개시연령을 62세로 하면서 의무가입연령은 59세로 하고 있는 것도 이번에 개정돼야 한다.

정년 연장은 경제 사회 전반의 현실을 고려하고, 국민연금 등 여타 제도와 정합성을 가지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특정 세대에게 선심성으로 접근하는 졸속 행정으로 오인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긴요하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