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77km' 서울 폭주 벤츠·머스탱 운전자의 최후

과속·신호위반·중앙선 침범 등 난폭운전 벌여
차선변경 중 중앙분리대 충돌…뒤따른 차 '쿵'
수사단계선 불구속…"영장 신청할 정도 아냐"
1심서 법정구속…"엄중 처벌 필요, 징역 10월"

【서울=뉴시스】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 (사진=강북경찰서 제공 영상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 지난해 추석 이튿날인 9월25일 오전 8시44분께. 서울 동대문의 한 쇼핑몰에서 의류판매를 하며 알게 된 사이인 장모(25)씨와 김모(25)씨는 도심 한복판에서 내기 자동차 경주를 시작했다. 차량은 벤츠머스탱이었다. 이들은 출발 전 "나는 사고 내고 갈 거야, 내면 말지 뭐", "신호 절대 안 지킬 거야"라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당시 강북구 수유사거리에서 삼양입구사거리 방면으로 주행하던 이들은 최고속도 60km/h 구간에서 177km/h까지 속도를 내기도 했으며, 적색 신호에도 차량을 멈추지 않는 등 난폭 운전을 이어갔다. 또 버스와 승용차 등 앞을 막고 있는 차량을 피해가기 위해 중앙선을 침범하는 위험천만한 행위를 벌였다.

이처럼 굉음과 함께 시작된 고급 외제차의 속도 경쟁은 약 1.7km를 달리고 1분여 만에 사고를 내며 끝이 났다. 앞서 가던 머스탱 차량이 오토바이를 추월하기 위해 급하게 차선을 바꾸는 과정에서 중앙분리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이어 안전거리 확보 없이 바짝 뒤따르던 벤츠 차량이 머스탱 우측 부분을 들이받게 됐고, 충격을 받은 머스탱 차량은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며 인도를 급습했다.

이 사고로 당시 3차로를 주행 중이던 화물차 운전자 1명이 경부염좌 등으로 약 3주간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당했다. 또 주차된 오토바이와 자전거, 가로수와 가로등을 들이받았다.

이들은 사고로 멈춘 차량의 시동이 걸리지 않자 차량을 현장에 방치한 채 도주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 차량 번호를 조회해 출석 통보를 했고, 이들은 다음날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화물차 수리비 214만6530원, 오토바이 수리비 250만6000원, 가로수 및 가로등 복구비 1184만1047원. 이들이 낸 사고로 발생한 물적 피해액이다.

경찰은 이들을 불구속 송치했고, 검찰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당시 사건 담당 경찰관은 "행위 자체가 구속영장을 신청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사와 재판은 달랐다. 수사단계에서 구속할 정도는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판결은 실형, 그것도 법정구속이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2단독 정상규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도로교통법위반(공동위험행위·사고후미조치)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와 김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지난 4일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정 판사는 "이들은 시내 도로에서 자동차 경주를 하기로 하고 과속·신호위반·중앙선 침범 등의 난폭운전을 하던 중 교통사고를 일으키고도 구호 조치 등을 취하지 않은 채 도주했다"며 "무분별한 행동으로 거리에 극도의 인명살상 위험을 초래했고 구호 조치를 회피했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장씨와 김씨 측은 판결 하루 만인 지난 5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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