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세수 불황 먹구름… 정부 씀씀이 줄여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0 16:55

수정 2019.07.10 16:55

세금이 잘 안 걷힌다. 올 1~5월의 누적 국세수입은 139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조2000억원이 줄었다. 올 1월까지만 해도 국세수입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2월 이후 넉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수입은 주는데 지출은 크게 늘어 나라살림의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2016~2018년에는 세금이 잘 걷혔다. 3년간 목표보다 더 걷힌 세금이 68조2000억원이나 됐다.
연평균 22조원 넘는 초과세수가 발생한 셈이다. 그러나 올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정부도 처음부터 세수부진을 예상해 올해 세수 목표액을 낮게 잡았다. 전년 실적 대비 증가율이 0.4%였다. 그럼에도 낮춰 잡은 목표마저도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5월까지 세수진도율은 47.3%로 지난해보다 5.1%포인트 낮다. 이대로 가면 연말에 3조~5조원 세수결손이 예상된다.

세수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경기불황이다. 3대 세목 가운데 법인세를 제외한 소득·부가세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어둡다. 정부는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경기하강의 골이 예상보다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기악화의 주요 원인인 미·중 무역갈등과 반도체 불황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의 수입규제까지 겹쳤다. 골드만삭스는 성장률 전망치를 1.8%까지 내렸다. 정부 예상과 달리 하반기에 세수부진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이 줄면 지출도 줄이는 것이 순리다. 그러나 정부 씀씀이는 여전히 헤프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세금은 1조2000억원이 덜 걷혔는데 지출은 29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그 결과 올 들어 5월까지 관리재정수지는 36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다.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재정기반이 튼튼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현금성 복지를 마구 늘려 적자폭을 한꺼번에 키우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한번 재정적자의 늪에 빠지면 다시 헤쳐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