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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유흥찻집뿐이었던 삭막한 밀집촌, 민관 힘합쳐 청년문화예술거리로 만들어 [2019 대한민국 국토대전]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0 20:52

수정 2019.07.10 20:52

국토연구원장상 서울시 도봉구청 방학천 문화예술거리
주민·도봉구 함께 업소 설득
행정지원·캠페인 병행하며 길거리 조금씩 정비해나가
도봉구청은 과거 '방석집'이라 불리며 유흥가가 밀집했던 도봉로 일대를 문화예술거리로 재탄생시켰다.
도봉구청은 과거 '방석집'이라 불리며 유흥가가 밀집했던 도봉로 일대를 문화예술거리로 재탄생시켰다.
'서울시 도봉구 방학천 문화예술거리사업'은 방학천 주변 도봉로 143길 18일대에 수십년 동안 자리 잡았던 유해업소 밀집지역에 대한 도시재생프로젝트다. 유해업소에 대한 무조건적인 단속이 아닌 주민과 행정기관이 함께 지속적인 설득과 계도로 청년 예술가들과 이색공방, 카페들이 가득한 문화예술 거리로 탄생시킨 민관협치의 성공적 사례다.

■방예리의 시작 '방학생활'

방학천은 20년 동안 흔히 방석집이라 불리는 유흥찻집 31개소가 밀집한 곳으로 슬럼화돼 주민들의 단속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도봉구는 무조건적인 단속보다는 건물주와 업소에 지역의 상생을 위해 함께해 줄 것을 1년9개월 동안 꾸준히 설득하고, 업주 및 업소 종사자들에게 구직 및 업종변경 지원 등 행정적인 지원을 병행했다.
민·관·학·경이 '유해업소 이용 근절 캠페인'을 통한 단속도 추진하며 업소를 정비해 나갔다.

폐업 공실을 구청이 직접 임차해 주민커뮤니티공간이자 단속 거점공간인 '방학생활'을 설치해 낮에는 마을사업을 통해 만든 작품 등을 발표하는 주민들의 재능 공유의 장으로, 밤에는 보건위생과 유해 음식점 심야단속 거점공간으로 활용했다. 또한 업소 리모델링, 입주작가 모집, 문화예술인 맞춤형 임대주택건립, 경관개선사업 등을 진행하며 오랫동안 붉은 빛을 밝혔던 방학천 일대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갔다.

■'협치를 통한 공유'

문화거리 조성을 위한 공실 임차계약을 위해 유해업소 건물주와 계약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건물주 대부분이 월세를 받아 생활하는 어르신들로 문화거리 조성 사업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임대료 협의 과정에서 건물주들의 기존 손실에 대한 보상심리로 인해 계약을 거부하기도 했다.


도봉구는 지역주민이자 건물주들과 계속해서 협의를 하고 더불어 민관이 함께하는 협치 포럼을 이어나감으로써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건물주들도 점차 지역의 주인으로서 마음의 문을 열고 한두 건의 계약이 성사되기 시작했고, 현재 건물 임대차 계약을 완료하고 유해업소 정비가 완료됐다.


도봉구는 유해업소의 폐업 공실에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작가들을 공개모집해 목공예, 칠보공예, 가죽공예, 유리공예, 도자기 스튜디오 등 15개소의 공방의 입주를 돕고, 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카페와 음식점들이 들어서며 도봉구만의 독특함을 간직한 문화예술거리로 자리 잡았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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