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A 모의고사 문제가 실제 시험에… 금감원 "예산, 인력 부족…정밀점검 한계"


2018년 CPA 2차 시험문제
2018년 모의고사
공인회계사(CPA) 시험 출제를 주관하는 금융감독원의 검증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적은 예산과 인력으로 시험 전반을 주관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CPA 시험 출제를 앞두고 시중에 판매되는 문제집을 모두 검토해 유사성을 검증한다. 하지만 그동안 각 대학에서 수험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모의고사는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유출 논란이 제기된 문제들도 서울의 한 사립대 고시반에서 치른 모의고사와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처음부터 금감원의 시야에는 없었던 셈이다. CPA 시험에 배정된 예산이 약 10억원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대부분이 출제위원 인건비와 시험장소 섭외 비용으로 들어가는 만큼 정밀한 모니터링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실시된 CPA 2차시험 문제 가운데 2개가 서울의 한 사립대 고시반에서 치른 모의고사의 일부 문제와 유사하고, 문제를 만든 교수가 진행한 특강에서 강조한 내용이 실제 출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출제위원과 해당 학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학교 고시반 특강에 초청된 외부교수가 강의자료에 회계감사 관련 내용을 '중점정리 사항'으로 정리했는데 강조한 부분이 실제 시험에 상당부분 활용됐다는 것이다. 올해 CPA 2차시험과 해당 학교 모의고사 모두에 '제2의견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한 이유를 서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됐으며 외부감사인 선정과 관련한 표 형태의 문제도 비슷하게 출제됐다.

금감원은 지난 10일 긴급브리핑을 열어 '제2의견'과 관련, "2007년에도 이미 출제된 바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개정된 외감법에 따른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기업 감사인 교체가 빈번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묻는 시사성을 띈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외부감사인 선정 관련 문제에서 표 형태가 유사하다는 것에 대해선 "감사위원회 모범규준과 회계 교재에도 있는 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특강을 진행한 교수는 과거 CPA 시험 출제위원이었고, 문제가 된 모의고사를 직접 출제했다. 올해는 출제위원이자 책을 공동집필한 해당 학교 교수를 지목하며 "(그가)출제위원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이 부분을 주목하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도 이 학교 고시반 모의고사에 나온 것과 유사한 문제가 2차시험에 출제됐다는 의혹도 나온다. 올해 2차시험을 치른 50여명은 카카오톡 익명 대화방을 만들어 2018년 해당 학교 모의고사에 나온 '내부통제 이탈' '특수관계자 거래' 'KAM(핵심감사항목)' 관련 세 문제가 당해 CPA 2차시험 문제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8년 모의고사는 기존 문제를 짜깁한 수준으로 실제 문제와 유사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더욱 중요한 시험 채점이 수험생과 언론의 의혹 제기로 지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