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성장률 1%대 추락만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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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전망치 2%로 낮춰.. 돌출 日 악재부터 없애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10일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로 푹 낮췄다. 올 들어 벌써 세번째 손질이다. 그만큼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급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 모간스탠리, 노무라 등은 1%대 성장을 예고했다. 한마디로 요즘 한국 경제는 풍랑에 휩싸인 조각배 신세다.

성장률 전망치가 고꾸라진 이유는 삼척동자도 다 안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반도체 경기가 올해 영 시원찮다. 미·중 통상전쟁은 한국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에 특히 타격이 크다. 이 마당에 이웃 일본까지 나서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것도 반도체를 겨냥해 정밀타격을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기를 덜 타는 비메모리 반도체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비메모리 시장에서 수확을 거두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반도체 비전 2030년을 발표했다. 다시 말하면 삼성이 비메모리에서 세계 1위 경쟁력을 갖추려면 앞으로 10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에 일본이 반도체용 소재 수출을 규제하면서 이 구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8일 이슈보고서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한국의 신성장산업(비메모리 반도체, OLED 등)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강화방안의 핵심축인 파운드리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파운드리는 위탁생산을 말한다.

일부에선 한·일 통상마찰을 단순히 역사갈등만이 아니라 기술패권 다툼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의 노아 스미스 칼럼니스트는 "1980년대 일본이 미국에서 메모리 칩 주도권을 가져왔으나 1990년대 한국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일본의 시장점유율이 추락했다"고 보도했다(7월 9일자·'글로벌 공급망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그는 일본이 한국에 내준 간판산업 가운데 하나를 되찾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지금 한국 경제는 이중, 삼중의 어려움에 빠졌다.
정부는 좀 더 넓은 시야에서 한·일 통상마찰 문제를 다루길 바란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서둘러 미국을 방문하고, 국회에서 대일특사 논의가 나온 것은 바람직하다. 대일 마찰은 의지만 있다면 우리 힘으로 풀 수 있는 이슈다. 행여 올해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는 일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