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혁신으로 1000만 고객 모은 카카오뱅크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4 17:43

수정 2019.07.14 17:43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2년 만에 고객 1000만명을 끌어모았다. 14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가입고객 수가 지난 11일 밤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일본·유럽 등에 비해 출발이 10년 이상 늦었고, 각종 규제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궈낸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했다. 1000만 고객 돌파는 출범 715일 만에 이룩한 개가다. 거의 2년 동안 하루 평균 1만4000명씩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초고속 성장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16년 먼저 출범한 일본 1위 인터넷은행 라쿠텐(732만명)보다 260여만명이나 앞선다. 고객 수만이 아니다. 카카오뱅크는 올 1·4분기에 65억6600만원 흑자를 냈다. 출범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수신 규모도 급성장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17조5735억원으로 2017년 말(5조483억원)과 비교하면 1년반 사이에 3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카카오뱅크의 급성장 요인은 혁신이었다. 모바일 거래에서 공인인증서를 없앤 것이 주효했다. 당시 은행계 모바일앱은 문자·숫자·특수문자로 구성된 10자리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거래할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의 공인인증서 없는 '간편이체' 시스템은 편의성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특히 스마트폰 세대인 20~30대 고객이 몰려들었다. 20~30대 10명 중 4명이 카카오뱅크를 이용한다. 비대면으로 전·월세 보증금을 대출해주는 등 젊은 층을 겨냥해 파격적인 신상품도 선보였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도 면제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들과 제2금융권에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가 됐다. 은행들은 디지털 조직을 대폭 늘렸다. 너도나도 공인인증서 없는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각종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카카오뱅크를 따라 했다. 카카오뱅크는 변화를 두려워하던 기존 금융권이 혁신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게 하는 '메기'가 됐다.

그럼에도 국내 인터넷은행의 환경은 규제로 인해 여전히 열악하다.
대주주 자격기준을 완화해 인터넷기업의 자본참여 길을 넓혀야 한다. 비식별 개인정보 활용도 허용해야 한다.
국회는 데이터규제 3법 등 관련 법 개정에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