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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은 워킹맘들, 청소매니저 부르고 주말엔 쉬세요"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4 18:34

수정 2019.07.14 18:34

생활연구소
가사도우미-소비자, 앱으로 연결..30평 아파트 기준 5만원대 비용
매월 신규고객 20% 이상 늘어..지방에서도 서비스 요청 쏟아져
2017년 설립된 생활연구소는 올해 6월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 알토스벤처스로부터 40억원을 투자받으며 총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생활연구소는 가사도우미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스마트폰 앱 '청소연구소'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파트너는 "청소연구소는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 만든 서비스로, 대표가 고객과 매니저에게 필요한 점을 서비스에 반영했다"며 "가사 노동의 부담을 일자리 창출로 풀었다는 점에서 업계 대표 서비스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같은 워킹맘들, 청소매니저 부르고 주말엔 쉬세요"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청소연구소'를 만든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사진)는 13살 쌍둥이, 9살 막내 등 아들 셋을 둔 워킹맘이다. 연 대표는 카카오에서 이모티콘 플랫폼을 만들어 대박을 터트리는 등 직장에서 잘 나가는 인재였지만 그에게도 육아와 가사는 늘 힘든 일이었다.

적합한 가사도우미를 못 구하면 발을 동동 구르던 게 일상이었기에 연 대표는 관련 플랫폼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서까지 옮겨가며 서비스를 기획했다.
카카오에서 1년 반 가량 청소 앱 사업을 준비했지만 당시 예산 등의 이유로 사업이 무산됐다. 그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만나 독립을 선언하고 함께 일하던 직원 5명과 2017년 3월 청소연구소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기도 판교 생활연구소 본사에서 만난 연 대표는 "주변에서는 애들 많으면 다니던 직장도 관둘 나이인데 왜 창업을 하냐고 하던데, 제가 오죽하면 (창업)했겠냐"면서 "카카오 시절 2016년 중국에 가서 청소 앱 주요 5개 업체를 만났는데, 다 규모도 크고 준비를 하면 할수록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기본 청소와 설거지, 쓰레기 버리기, 세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청소연구소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누적 가입자수가 3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매월 신규 고객이 2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가입자의 60% 이상이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재구매율은 85%에 달한다. 99㎡(30평) 아파트의 경우 4시간 동안 청소를 하면서 5만원대 금액이 고객에게 청구된다.

연 대표는 "이용자들 가운데 1인 가구로 추정되는 작은 소형 평수가 30% 가량 된다"며 "'피곤하니까 누가 와서 청소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늘면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됐다"고 밝혔다. 이어 "나 같은 워킹맘들도 많이 사용하고 청소매니저를 부모님 댁에 보내달라는 경우도 10% 정도 된다"며 "우리 청소매니저를 쓰면 '그동안 청소를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편히 쉴 수 있어 주말을 만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 대표는 성장 비결로 청소매니저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관리를 꼽는다. 그는 "오프라인 교육장 5곳에서 전문강사들이 가르치는 6시간 기본교육과 실습을 해야만 청소매니저로 활동할 수 있다"며 "내 집을 맡기는 입장에서 믿을 수 있고 오래 일할 수 있는 분을 찾게 되는 만큼 교육을 철저히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소매니저는 법률상 일용직이지만 우리 직원만큼 소중한 분들로, 명절 때 선물과 인센티브를 준다"며 "100% 여성으로 구성된 청소매니저는 평균 52~53세 정도로, 드물게 매너 없는 고객을 만나거나 고객이 키우는 반려견에 물리는 경우 같이 대응하려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 대표는 또 다른 강점으로 앱에서 세밀한 설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고객은 집 주소와 반려동물·영유아·CCTV 유무를 입력한 뒤 자신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청소매니저 예약을 할 수 있다.
청소 뿐만 아니라 쓰레기 버리기, 세탁 등에 대한 당부사항도 앱에서 입력하면 된다. 모든 걸 앱에서 하면 되기에 별도로 콜센터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도 없다.


연 대표는 "요즘 거의 매일 대구, 부산 등에서 '서비스 확장 언제 하냐'고 문의가 오는데, 현재 1만명인 청소매니저를 내년 초까지 7만명으로 늘려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고객과 매니저가 서로 존중해주고 매니저가 그에 걸맞는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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