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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아외과학회, 소아외과의 위기 "지방은 소아외과의사 1명도 없어"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5 16:56

수정 2019.07.15 16:56

국회서 '소아외과 위기, 그 문제점과 대책' 토론회 개최
우리나라 소아외과 전문의 48명에 불과, 종합병원 42개곳 전문의 없어
소아외과 의료 및 재계 관련자 등 50여명 모여 관심
국내 소아외과 전문의는 48명에 불과하고, 종합병원 42개 곳에 소아외과 전문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소아외과 전문의 대부분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강원·경북·충남·세종의 경우는 소아외과 의사가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소아외과학회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아외과 위기, 그 문제점과 대책은’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오제세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소아외과학회가 공동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소아외과 부족'이라는 국내 의료계 실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김홍준 의협 부회장·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오늘 이 자리에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아외과 의사 7명이 함께해 주었다"며 "여러분들은 지금 우리나라 소아외과의사의 약 20%를 만나고 있다"고 말하며 국내 의료현실을 설명했다.

이어 이상훈(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학회 총무는 ‘소아외과 소개 및 현 주소’ 발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아외과 의사는 48명에 불과하다"며 "이마저도 절반인 24명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강원·경북·충남·세종의 경우는 소아외과 의사가 1명도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주제발표에 나선 장혜경(경희대병원) 소아외과학회 감사는 ‘소아외과 위기 원인 분석 및 소아외과 붕괴시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외과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은 환자와 소아외과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은 환자의 수술 후 생존률은 소아외과 전문의 쪽이 1/3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감사는 또 "소아외과 의사를 1명 이상 보유하고 있는 병원은 거의 없고, 이는 1명이 24시간동안 대기하며 소아외과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실적으로 혼자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설지영(충남대학교병원) 소아외과학회 고시위원장은 ‘소아외과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제안’을 발표를 통해 "어린이 다빈도 수술 질환을 살펴보면 ‘외과 질환’의 비율이 매우 높다"며 "소아외과 전문의는 이런 선천성 장애가 있는 신생아 및 어린이 등을 치료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 위원장은 그러나 "영유아 및 어린이 진료에는 아주 정교한 고가 장비와 고가의 시설이 필요하고, 그래서 어린이 의료는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저출산으로 어린이 환자는 줄고 있는데 비용은 매우 비싸다. 병원 경영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소아외과는 손해나는 장사"라며 "어린이의 삶은 성인까지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공익적인 차원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의료진들 모두 소아외과에 필수의료 국가 책임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며, 재정적 법률적 지원이 당장 어렵다면, 소아응급의료제도 정비만이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이날 토론회에서는 수가 조정 등은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과 필수 의료 정비시 대형 병원에만 지원이 몰릴 수 있다는 지적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토론회 참여자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나라 소아외과의 위기 상황에 공감하며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오제세(충북 청주 서원) 국회의원은 “영국 등 의료 선진국처럼 소아외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월급제 등을 도입해 공공의료의 역할을 확대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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