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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4년째 조정운동… '팀워크' 배워요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5 21:05

수정 2019.07.1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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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 삼성SDI 프로
타수 콕스 경기 내내 크루들 독려..마지막까지 힘낼 수 있도록 코칭..따뜻한 격려의 중요성 몸소 느껴
[fn이사람] 4년째 조정운동… '팀워크' 배워요
"조정은 여러 명이 한배에 타 한방향으로 나아가는 스포츠인 만큼 '팀워크'는 생명과도 같아요. 유일하게 배의 진행방향을 볼 수 있는 콕스(타수·감독역할)는 레이스의 시작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끊임없이 크루(조수·노를 젓는 선수)를 향해 방향, 힘 분배, 속도 조절 등을 코칭하죠. 조정 운동을 통해 회사 내에서의 팀워크를 어떻게 리드해 나갈지 많이 배우고 있어요."

삼성SDI에서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김삼기 프로(51·사진)는 올해로 4년째 하고 있는 조정이 회사생활에도 많이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프로가 조정에서 노를 젓는 크루를 맡고 있다면, 회사에서는 의사결정을 하는 콕스의 위치에 있다. 구매담당자는 시장상황 판단, 경영진 보고 및 의사결정을 함과 동시에 함께 일하는 부서원들과의 소통도 활발히 해야 한다.

삼성SDI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과 동시에 임직원의 저녁이 있는 삶을 응원하기 위해 'Recharge Your Life- 퇴근 후 뭐하세요?'라는 사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임직원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하지만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 고민하는 임직원들을 위해 주위 동료들의 자기계발 모습을 발굴해 소개하는 활동이다. 조정 운동을 하고 있는 김 프로의 사연이 캠페인을 통해 사내에 소개되면서 주변 임직원들에게 응원을 받고 있다.


김 프로가 속해 있는 수원조정클럽은 매년 조정대회에서 항상 순위권에 드는 최강 동호회로 알려져 있다. 김 프로가 조정을 시작한 2016년 이후 대회에 나가 획득한 메달만 해도 9개나 된다.

"조정과 회사의 공통점이 팀워크와 밸런스인 것 같아요. 크루에게는 콕스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필요해요. 콕스는 힘이 빠진 크루를 향해 '딱 10번만 더 젓자'고 했다가 '마지막 5번만 더!'를 외쳐요. 처음에는 콕스가 정말 남은 거리 계산을 잘 못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사실 콕스의 외침에는 크루를 향한 세심한 배려가 배어 있었죠. 처음부터 20번을 지시할 때 크루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 크다는 것을 콕스는 이미 알고 있었던 거예요. 10번, 5번 끊어가며 격려와 응원을 곁들일 때 크루는 마지막까지 최대의 힘을 발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김 프로는 흐트러진 팀워크를 회복시켜주는 것은 질책이 아닌 '격려'였다고 회상했다. 조정을 할 때 자칫 방심했다간 빠른 물살에 노를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노를 놓친 상태에서는 경기를 계속 진행할 수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배를 멈춰 세워 노를 건져올려야 한다.
그 시합은 망친 거라고 보면 될 정도로 크루 한 명이 노를 놓치는 것은 치명적인 실수다. 이때 흐트러진 팀워크를 회복시켜주는 것은 질책이 아닌 따뜻한 격려였던 것이다.
김 프로는 "업무 스트레스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면 그 영향이 분명히 부서 전체에 전달된다"면서 "주말에 조정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전히 해소하면 다시 활기찬 한 주를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는데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가 같이 일하는 부서에도 전달이 되는 것 같다"며 환히 웃어보였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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