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공정병역과 사회적 가치 실현

김주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6 17:35

수정 2019.07.16 17:35

[특별기고]공정병역과 사회적 가치 실현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존경받는 벤저민 프랭클린은 "살면서 피할 수 없는 두 가지는 죽음과 세금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을 우리나라에 적용한다면 여기에 반드시 '병역'을 추가해야 할 것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병역은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국민의 의무이자 국가안보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한때 '돈 없고 빽 없는 사람, 흙수저만 군대 간다'는 부정적 인식이 만연했던 과거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고위공직 후보자나 유명 연예인들의 병역이행이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시대다. 최근에도 대체복무제 도입 등 병역이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선 사례를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다.
병역이 공정사회의 바로미터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병무청은 '병역이 바로 서는 것이 공정한 나라의 시작'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병역 실현에 매진하고 있다. 고위공직자 및 고소득자와 그 자녀,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 소위 사회 관심계층의 병역이행을 특별히 관리하는 병적별도관리 제도는 이제 정착단계다. 이 외에도 고위공직자 병역사항 공개, 병역의무기피자 명단 공개제도 또한 성실한 병역이행 문화 정착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재외동포 740만명 시대에 걸맞게 국적변경을 통한 병역회피자 제재방안을 법제화하고 국외여행허가제도를 개선하는 등 국외병역자원 관리체계도 강화했다.

공정한 사회가 기회의 공정을 전제로 하듯 공정병역 정착을 위해서는 병역의무자가 병역을 이행함에 어려움이 있는지 세심하게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병무청은 일률적 의무이행을 넘어 입영일자를 본인이 선택하도록 하는 등 병역이행의 자율성 확대에 힘써 왔는데, 올해부터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병역이행 지원정책도 본격 시행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병역의무자에게 모집병 지원 시에는 가산점을, 산업기능요원 편입 시에는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또한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취업맞춤특기병 제도는 기술자격이나 전공이 없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고졸 이하 청년들이 전역 후 원활하게 사회에 진출하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000명이 전역 후 기계, 전자,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앞으로도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시작한 '찾아가는 병역진로설계 서비스'는 입영 전 전문상담을 통해 병역의무자가 적성과 전공에 맞는 분야에서 복무하게 함으로써 학업과 경력이 사회진출 시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 5월과 6월에 필자가 직접 서울과 구미에서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입영 전 병역진로설계' 설명회를 개최해 좋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앞으로도 병무행정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공정과 정의는 타협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조금 더디 가더라도 공정과 정의는 우리가 구현해야 할 시대정신이기 때문이다.


병역은 더욱 그렇다. 지위 고하나 사회적 신분을 막론하고 예외가 없어야 한다.
더 나은 삶,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위해서라도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병역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돼야 할 것이다.

기찬수 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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