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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뷰티]루이비통 도약시킨 '콜라보'…"이젠 대중화 바람"

뉴스1

입력 2019.07.20 12:50

수정 2019.07.21 09:37

루이비통 모델(이 브랜드 홈페이지 캡처© 뉴스1
루이비통 모델(이 브랜드 홈페이지 캡처© 뉴스1


휠라-건담 컬래버레이션 '어글리슈즈'© 뉴스1
휠라-건담 컬래버레이션 '어글리슈즈'© 뉴스1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루이비통'하면 연상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브랜드를 상징하는 모노그램 무늬 가방을 든 젊은 여성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30여 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주로 중·장년층 세대가 선호라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했다. '루이비통의 오래된 역사만큼 이미지도 올드(Old)하다'는 평이었다.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고민하던 루이비통이 선택한 것이 컬래버레이션(공동 작업). 컬래버레이션은 서로 다른 브랜드 또는 업계 종사자가 만나 공동으로 상품을 기획하는 것을 의미한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스테판 스프라우스를 포함한 현대 예술가는 물론 힙합 가수와도 적극적으로 공동 작업에 나섰다.
컬래버레이션은 루이비통의 대중화 바람을 일으켰다. 소수 부유층만 구입하던 브랜드에서 일반 소비자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대중적인 명품 브랜드로 자리했다.

특히 루이비통 디자인 총괄 책임자였던 마크 제이콥스와 스테판 스프라우스의 공동 작업은 여전히 회자된다. "고급 패션 문화와 길거리(스트리트) 패션 문화의 역사적 만남"으로 기억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시민'에게도 친숙한 디자인을 앞세운 루이비통의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루이비통 사례' 이후 컬래버레이션은 패션업계 필수 전략이 됐다. 최근 몇 년 새 컬래버레이션 열풍이 특히 거세다. 컬래버레이션 효과를 톡톡히 본 국내 업체로는 '휠라'가 꼽힌다.

일명 '어글리슈즈'로 대세 브랜드가 된 휠라는 '건담'과 손을 잡았다.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캐릭터를 활용한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선보인 것. 건담의 명장면 등이 담긴 그래픽 티셔츠, 건담을 상징하는 3가지 색상인 트리콜로(레드, 화이트, 블루)를 입힌 어글리 슈즈, 이외에도 에코백과 힙색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했다.

특히 '건담 어글리 슈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역대급 콜라보'라는 뜨거운 반응을 불렀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캐릭터 건담을 협업 상대로 정한 것은 안정적이면서도 기발한 전략이었다. 패션 전문가들도 "성공적인 컬래버레이션이란 무엇인지 휠라가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섬의 남성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옴므'는 식품기업 '오뚜기'와 손을 잡았다. 패션 업체가 예술가가 아닌 식품 기업과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공동작업 제품은 티셔츠 7종과 셔츠 2종. '3분 짜장' '3분 카레' '토마토 케챂' 등 오뚜기의 대표적인 제품을 디자인 소재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오뚜기의 친숙한 이미지로 일반 소비자에게 더욱 다가서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컬래버레이션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지만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실패한 제품 대부분 물과 기름처럼 잘 어울리지 못 했다는 혹평에 시달렸다. 컬래버레이션의 주요 기준은 '무엇을 만드냐'보다 '얼마나 잘 어울리느냐'인 셈이다.


컬래버레이션을 선도적으로 주도했던 마크 제이콥스는 말했다. "옷이란 누군가 그걸 입기 전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컬래버레이션 제품은 '예술 작품'이 아니다.
그것을 선택한 사람과 잘 어울려야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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