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포괄적-北단계적' 비핵화 이행 방식 간극 여전
외무성 '동맹 19-2' 거론…안전보장 논의 여부 관심
다음달 방콕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
폼페이오-리용호 실무회담 진전 계기 마련할 수도
20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미 실무협상을 위한 물밑 논의가 이뤄지고는 있으나 비핵화 이행 방안에 있어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실무협상이 열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핵 동결'은 비핵화의 최종목표가 아니며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를 강조했다. 다시 말해 모든 핵 시설과 무기에 대한 신고, 검증, 폐기가 이뤄져야 하며 포괄적인 로드맵을 만들자는 뜻이다.
이는 북미 간 비핵화 이행방식에 관한 셈법 차이가 재확인된 것으로 봐야 하는 대목이다. 북한은 비핵화의 최종상태와 로드맵을 미리 규정하지 않고 단계별로 나눠 합의하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노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이번 실무협상에서 진전된 안이 나와야 하지만 양측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실무협상을 제안했으나 북측이 답하지 않았다는 소식통들의 전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아울러 북한 외무성은 같은 담화에서 한·미 연합훈련 '동맹 19-2'를 거론하며 "만일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조미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동군사연습 중지는 미국의 군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에서 온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공약하고 판문점 조미수뇌상봉 때에도 거듭 확약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아직은 군사분야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보고 부분적인 제재 해제를 상응조치로 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무협상은 북미 정상 간 약속인 만큼 계속 논의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북한이 처음에 없었던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오길 기대한다"며 "또 우리가 조금 더 창의적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미가 이달 안으로 실무협상을 이뤄낸다면 다음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이 고위급 회담을 열고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다.
반대로 그 때까지 실무협상이 열리지 않더라도 ARF가 실무협상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북미 고위급 간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실무협상 의제 조율이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관측이다.
fin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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