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략물자 철저한 이력관리, 국제사회도 모범국으로 인정"

日 수출규제 이후 주목받는 전략물자관리원 방순자 원장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회의 가입·참석.. 적극적 안건 발의·공조… 제안건수 1위
수출통제 관리시스템, 필리핀 등에 공유.. 기업의 전략물자 관리 위해 다양한 지원

방순자 전략물자관리원장 사진=박범준 기자
"전략물자 관리는 우리나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로서 국제 체제 안에서 전 국가가 합의해 전략물자 통제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우리가 다자간 전략물자 수출통제체제인 바세나르 체제에서 제안 건수 1위, 합의 건수도 1위를 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트레이드타워 16층에서 이달 초 만난 방순자 전략물자관리원장은 "전략물자들이 어디서 생산되고 어디로 수출하고 최종사용자가 누구인지 이력을 관리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방 원장은 "전략물자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국제 비확산 수출통제 체제의 모범국으로 바세나르 체제 회원국들이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한·일 갈등 과정에서 일본이 '한국이 전략물자 관리를 잘 하지 못해 수출규제를 단행한다'고 공세를 폈지만 오히려 일본이 과거 쌀 지원 선박을 이용해 북한에 불화수소 등 전략물자를 밀수출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략물자'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한일 갈등으로 'KOSTI' 중요성 부각

전략물자관리원(KOSTI)은 2007년 6월 5일 대외무역법 제19조에 따라 전략물자의 수출입 관리업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설립 12주년을 맞았다. 전략물자 해당여부 판정을 비롯해 교육 및 홍보, 국제협력, 기업의 자율준수체제 확립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예스트레이드(YESTRADE)라는 전략물자관리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전략물자 수출 시 국제평화와 안전에 위해가 되는지 여부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략물자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NSG, AG, MTCR, WA)에 모두 가입한 국가로서 전략물자관리원은 각 체제회의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안건을 발의하고 각 안건에 대해 회원국들과 공조하는 등 전략물자관리에 대한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의무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앞선 수출통제 관리시스템과 노하우를 필리핀, 카자흐스 탄과 같은 주변 아시아국가와 공유하는 해외 아웃리치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방 원장은 전략물자관리원의 첫 여성 원장으로 지난 2017년에 취임했다. 방 원장이 오고 나서 인력과 예산면에서 질적,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뤘다. 올해 4월에는 사무실을 확장 및 이전하고 국제회의와 세미나를 열 수 있는 회의실도 구비하면서 직원들의 근무환경 만족도와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이달 3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전략물자관리원이 주관하는 '2019 무역안보의 날'이 개최됐다.

이 행사는 2011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2004년 4월 UN안보리결의 제1540호에 따라 국제평화와 안전유지를 위한 전략물자 수출통제 의무이행을 성실하게 수행하겠다는 정부와 업계의 의지를 다짐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 행사를 계기로 전략물자 수출 통제제도 및 관리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높이고 관련 기관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CP지정 등 기업 자율 시스템 구축

전략물자는 대량살상무기(WMD), 재래식 무기, 미사일 제조·개발·사용·보관 등의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과 기술로 현재 1400여개 품목이 있다. 해외 플랜트에 들어가는 밸브와 펌프 등도 평범한 수출품목으로 보이지만 고도화된 정밀 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무기로도 쓰일 수 있다.

방 원장은 "샴푸에 들어간 트리에탄올아민도 화학무기 제조에 쓰일 수 있어 수출할 때 관리를 해야한다"면서 "국제적으로 제재 대상자, 기업이 있는데 이런 곳에 수출할 때 산업부에서 최종 판단을 하고 허가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가간 무역 제재가 강화되면서 우리나라도 수출에 있어 고려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모든 품목은 아니지만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전자 부품, 보안 장비 등의 경우 군용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 산업부에 허가를 받아야 추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특히 전략물자관리원은 기업이 사내에서 자율적으로 전략물자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자율준수무역거래자(Compliance Program, 이하 CP)의 지정과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CP워크숍, CP멘토링, 이행점검서비스 등 CP 확대를 위한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올해 무역안보의 날 행사 이후 상반기 CP워크숍을 진행 해 기업과 정보를 교환하고 전략물자 관리 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을 나눴다.

방 원장은 "우리나라는 산업통상자원부가 CP를 지정해 기업들이 스스로 전략물자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CP는 A, AA, AAA와 같이 세가지 등급으로 나뉘며, 각각 차등화된 의무와 특례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이어 "AAA로 지정받은 기업은 가장 폭넓은 포괄 수출허가를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면서 "매번 허가를 받지 않더라도 수출허가를 득한 것과 동일한 효력을 지닐 수 있도록 혜택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순자 전략물자관리원장 사진=박범준 기자
■중소기업 대상, 원스톱 방문 서비스

그나마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전략물자 관리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도 부족하고 전략물자에 대한 관심도 적어 관리가 어렵다. 이에 전략물자관리원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직접 방문해 원스톱으로 상담이나 교육 컨설팅을 하는 홈닥터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방 원장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전략물자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어나면서 집중적으로 타깃 홍보도 하고 있지만 예산상의 제약이 있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서 "전략물자를 관리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지원 자금 중 일부를 지원할 수 있는 방향을 중기부 등 타 부처와도 협력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큰 성과 중 하나는 전략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략기술 사전확인제를 실시한 것이다. 기술은 한번 유출되는 순간 회수가 어렵고 급속도로 빠르게 이전된다. 산업부 뿐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 법무부와도 협의해 외국인 학생과 교수, 연구기관에서 기술 유출을 하지 못하도록 외국인 비자 스크린 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대학 연구기관이나 다양한 학회, 전략물자를 취급할 수 있는 산학협력 기관 등에도 다양한 홍보를 하고 있다.

방 원장은 전략물자관리원이 단순 수출통제 뿐 아니라 수출통제 범위를 보다 넓혀 전략물자에 관해 모든 지원과 협력을 할 수 있는 '무역안보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방 원장은 "국민에게 신뢰받는 무역안보 플랫폼으로서 산업부, 방사청, 원자력안전위, 외교부, 국정원, 관세청, 수사기관 등과 협력해 전략물자에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기업들이 수출을 잘 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