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해찬, '대적 문재인' 발언에 버럭…한국당도 과거 막말로 반격

뉴시스

입력 2019.07.29 15:40

수정 2019.07.29 15:40

황교안 "우리의 대적은 문재인"…나경원 "文, 안보의 가장 큰 위협요소" 이해찬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적이라 생각하는 게 있을 수 있나" 비판 한국당, 文대통령의 '보수 불태워 버리자', 李대표 '궤멸 세력' 발언 트집 "내부 분열 일으키고 전체주의 강화한 日 군국주의자들과 뭐가 다른가"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7.29.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7.29.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문재인 대통령을 '대적', '위협요소'로 비유하며 연일 날을 세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적이라 생각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며 한국당을 성토했다.

황 대표는 지난 26일 대전 당원교육 행사에서 계파 갈등 논란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당의 내분을 우려하면서 "우리의 대적, 우리가 이겨야 할 상대방은 문재인(대통령) 그리고 민주당"이라며 결속을 강조한 바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28일 당 북핵외교안보특위-국가안보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영공 침범, 독도 도발로 사면초가·고립무원인 대한민국, 동네북 신세가 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이야말로 우리 안보의 가장 큰 위협요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해찬 대표는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는 당원교육행사에서 '우리의 대적, 이겨야할 대상은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적이라 생각한다는 게 있을 수 있나"라며 격분했다.

또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문 대통령을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이야기했다"며 "국군통수권자를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이야기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나. 공당을 이끌어가는 두 사람이 이런 사고방식을 갖고 이끌어가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기 전 자청해 나온 것으로, 이 대표가 추가발언까지 하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이는 여권의 '친일 프레임' 공세에 끌려 다닌 한국당이 중·러 군용기 도발,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정쟁의 중심을 안보 국면으로 전환하려 하자, 이 대표가 한국당의 약점인 '막말 프레임'으로 맞서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9차 북핵외교안보특위-안보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07.2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9차 북핵외교안보특위-안보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07.28.kkssmm99@newsis.com
이에 한국당도 이 대표의 과거 막말을 들고 나와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정당한 항거를 비난하기 전에 국민을 적으로 간주한 품격 없는 발언부터 사과하라"며 반격에 나섰다.

장능인 한국당 상근부대변인은 '대적' 발언 논란과 관련,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삼권분립에 입각한 국정운영의 파트너이자 견제의 대상, 정치적 승부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지 이해찬 대표 과거 발언처럼 '궤멸시켜야 할 세력'으로 보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보수를 불태워 버리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극단적 투쟁의식에 기반한 정치관을 가진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을 보면 전체주의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야당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방향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을 '이적행위' 운운하며 적으로 돌려왔던 여당은 이제 정치, 외교, 심지어 민생 사안까지 '전쟁'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 자신들의 뜻과 다른 국민들을 향해 '비국민' 운운하며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전체주의를 강화한 일본 군국주의자들과 현재 여당이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며 "이해찬 대표는 분노를 국민에게 돌리는 전체주의 정치를 멈추고 과거의 한국당에 대한 막말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비난 수위를 높여 "친일 토착왜구"라는 비판도 흘러나왔다.

곽상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내고 "일본의 무역보복에 맞설 대책을 세워 여야할 것 없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정부·여당이 친일·반일로 편 가르기를 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며 "정부·여당이 앞장서서 친일·반일로 편 가르기를 하고 있으니 정부·여당의 대표 격인 문재인 대통령부터 친일 토착왜구라는 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김지태라는 사람을 친일파에서 빼주었고 친일파 재산을 국가가 환수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상속인들에게 돌려줄 방안을 찾으려 하였으며, 상속인들이 정부로부터 상속세를 부과받자 허위서류를 작성해 재판부를 속이면서까지 상속세가 취소되도록 하는 소송에 변호인으로 직접 참여해 친일파 재산을 지켜주었다"며 "이 정도면 친일로 분류하고 토착왜구라 불러도 충분하지 않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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