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AI 시대의 효율과 형평

한국은 인공지능(AI)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최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강조했다. 미래는 AI를 거머쥔 자가 지배한다고 내다봤다. AI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이고, 10년 이내 모든 산업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I는 과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출현보다 더 큰 충격을 줘 제조업과 서비스업 능력을 혁명적으로 진화시킬 것이다. AI는 쉬지 않고 인간 능력의 수만배 이상 성능으로 더 빨리 더 정확히 데이터를 분석하고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로 가는 길은 분명한데 우리의 AI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과 직업훈련, 데이터 활용, 데이터 관련산업 착근과 시장화 등 모든 과정에서 진척이 미흡하다.

산업화 성공에 젖은 안이한 마음도 엿보인다. 기초원천 기술이 부족해도 국제분업의 틀을 활용해 글로벌 틈새시장을 공략했고 무역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후발주자가 끼어들 틈이 많지 않다. AI와 로봇을 이용한 스마트생산 방식 활용으로 주문생산을 대량생산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시대에 번영을 가져오는 힘은 효율에서 나온다.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경쟁우위를 유지하려면 효율극대화가 필연이다. '효율의 역설'로 사회후생 후퇴나 형평 약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런데 한국 경제가 과연 생산곡선 최적점에 놓여 있을까? 비효율 사례가 넘친다. 우리 경제는 아직 최적점과 거리가 멀어 덴마크 오르후스대 앤더슨과 마이봄 교수(2016)의 연구처럼 효율과 형평을 함께 향상시킬 여지는 많다.

AI는 사물인터넷과 블록체인 등과 함께 진화 속도가 너무 빨라 뒤처지면 낙오한다. 정부는 정책 조립보다는 조정자로서 시장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민첩하게 조율하는 데 힘써야 한다. 그럼에도 데이터 수집과 활용 등 기초단계 디지털사업도 이해집단의 반대나 규제로 지체됐다. 미래산업이 싹틔우게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규제로 가야 한다. 산업혁신은 사회적 긴장을 야기하지만, 후진할 수도 없다. 파생문제는 '공동체 정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최근 '생산적 형평'이란 보고서에서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생산성도 올리고 불평등도 줄이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산업변화 속에서 사회안전망의 핵심은 평생교육시스템 구축에 있다. 교육이 기술발전에 뒤처지면 불평등이 발생한다. 우리 교육이 평등교육에 매몰될까 염려된다. 획일적이고 보편적 교육으로는 AI시대가 요구하는 인력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기회는 균등하되 잠재역량을 일깨우고 문제 해결이나 개념 창안 등의 기술역량을 살찌우는 다원적 교육체계가 아쉽다.

AI시대를 슬기롭게 맞으려면 관념적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변화의 시대에는 상대성을 인정하고, 무분별한 이분법적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산업이 자유롭게 뛰놀 수 있게 자유와 창의가 존중되는 사회로 리디자인해야 한다. 그렇게 일관성이 유지되면 미래를 위한 투자와 혁신은 자연스레 이뤄진다.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