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굿모닝 사이언스]냄새로 농작물 병해를 즉석에서 확인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30 07:00

수정 2019.07.30 07:29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연구원들이 농부들을 위해 병든 농작물을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휴대용 기기는 식물이 잎을 통해 배출하는 공기중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샘플링해 작동한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제공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연구원들이 농부들을 위해 병든 농작물을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휴대용 기기는 식물이 잎을 통해 배출하는 공기중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샘플링해 작동한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제공


과학자들이 농작물 특유의 냄새를 이용해 병해가 있는지 없는지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를 개발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연구원들이 농부들을 위해 병든 농작물을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휴대용 기기는 식물이 잎을 통해 배출하는 공기중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샘플링해 작동한다.

이 휴대용 기기는 조만간 농부들이 영농현장에서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성과는 29일(현지시간) 네이처 플랜트에 개재됐다.

이 연구의 논문 저자인 화학 및 생체분자공학 부교수인 칭산 웨이는 "모든 식물은 호흡하면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방출하지만, 식물이 병에 걸리면 그 종류와 농도가 변한다"고 말했다. 각각의 질병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식물에 의해 방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종류와 농도를 측정함으로써 식물이 병에 걸렸는지, 어떤 병에 걸렸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노스 캐롤라이나주 신생 식물 질병 및 세계식품안전 클러스터의 교수이기도 한 웨이는 "여기서 우리의 공헌은 스마트폰에 연결해 현장에서 VOC 측정을 신속하게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질병 확인 검사 기술은 분자 분석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분자 분석은 몇 시간이 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실험실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샘플을 실험실로 가져가면 질병을 확인하는 분석이 다른 검사들 때문에 기다려야 할 경우 며칠 또는 몇 주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

이 논문의 공동저자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식물병리학 윌리엄 닐 레이놀즈 교수는 "우리의 기술은 농부들이 질병을 더 빨리 식별하도록 도와 농작물 질병의 확산과 관련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농작물 병해 판별기는 식물이 내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종이 시험지에 노출시켜 농작물의 질병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종이 시험지에는 특정 화학 물질과 접촉할 때 색이 변하는 화학 시약이 여러 개 들어 있다. 종이 시험지에 나타나는 색상 패턴을 보고 농작물의 질병이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제공
농작물 병해 판별기는 식물이 내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종이 시험지에 노출시켜 농작물의 질병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종이 시험지에는 특정 화학 물질과 접촉할 때 색이 변하는 화학 시약이 여러 개 들어 있다. 종이 시험지에 나타나는 색상 패턴을 보고 농작물의 질병이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제공


이 기술의 작동 방식을 살펴보면, 농부가 농작물이 병에 걸렸을지 의심이 들면 작물의 잎을 떼어내 시험관에 넣는다. 그런 다음 잎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축적될 수 있도록 시험관을 최소 15분간 감싼다. 이후 시험관 캡을 제거하고 좁은 플라스틱 튜브를 이용해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가득 찬 공기를 스마트폰에 연결된 판별 장치에 펌핑한다.

공기는 종이 시험지가 들어있는 판독기의 밀폐공간으로 보낸다. 종이는 특정 화학 물질과 접촉할때 식이 변하는 화학 시약이 내장돼 있다. 종이 시험지에 나타난 색상 패턴을 보고 농작물이 어떤 질병에 걸렸는지 확인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박사후 연구원이자 이 논문의 첫 번째 저자인 정 리는 "이 기술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종이 스트립에 내장될 수 있는 시약을 개발해야 했다"고 말했다. 시약의 절반가량은 기존 유기 염료, 나머지 절반은 특정 화학 그룹에 반응하도록 기능화된 금 나노입자로 구성해 다양한 종류의 VOC를 더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게 만들었다.

웨이 교수는 "아직까지 시장에 이런 판독기가 없기때문에 우리가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이 검사 기술을 입증하기 위한 테스트에서 10개의 식물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감지하고 백만분의 1 수준으로 분류하는 장치의 능력을 입증했다. 연구원들은 토마토 식물이 병원균을 접종한 지 이틀 만에 아일랜드 기근을 일으킨 잎마름병 병원균을 검출할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또한 토마토 잎마름병과 토마토 잎에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두 가지 중요한 곰팡이 병원균을 구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연구원들은 95% 이상의 정확도로 토마토 잎에서 역병을 일으키는 피토프토라 사상균을 검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웨이 교수는 상용화를 위한 남은 두가지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선,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패턴 분석을 자동화해 농부들이 농작물 질병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고 싶고, 특정 작물에 특정한 다른 질병과 관련된 VOC를 측정하도록 설계된 맞춤형 판독기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