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연일 인종차별 공격 트럼프, 이번엔 흑인 인권운동가에 폭언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30 17:31

수정 2019.07.30 17:31

President Donald Trump welcomes first responders before signing H.R. 1327, an act ensuring that a victims' compensation fund related to the Sept. 11 attacks never runs out of money, in the Rose Garden of the White House, Monday, July 29, 2019, in Washington. (AP Photo/J. Scott Applewhite) /뉴시스/AP /사
President Donald Trump welcomes first responders before signing H.R. 1327, an act ensuring that a victims' compensation fund related to the Sept. 11 attacks never runs out of money, in the Rose Garden of the White House, Monday, July 29, 2019, in Washington. (AP Photo/J. Scott Applewhite) /뉴시스/AP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인종차별 공격 대상을 전방위로 넓혀가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유색인종인 민주당 초선 여성 하원의원 4인방에게 "원래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발언하며 인종차별 공격을 시작한데 이어 27일과 28일에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지역구로 하는 민주당의 일라이자 커밍스 하원 의원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리고 29일, 커밍스 하원의원을 비롯해 흑인 인권 운동가인 앨 샤프턴 목사를 향해서도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러한 인종차별 공격 발언이 재선 실패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범죄와 경제에 있어서 볼티모어의 수치는 미국에서 최악"이라며 "수년간 십수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돈은 도둑맞거나 낭비된 것이며 어디로 샜는지 일라이자 커밍스 의원에게 물어보아야 한다"며 "커밍스는 스스로 감독개혁 위원회에 나와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볼티모어를 향하는 트윗을 올린 샤프턴 목사를 향해서도 폭언을 쏟아냈다. 샤프턴 목사는 전날 커밍스 의원을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앨을 25년간 알고 지냈다. 앨은 사기꾼이자 말썽꾸러기이며 항상 성공을 쫓는 자"라며 "백인과 경찰을 싫어하는 그가 자기의 일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샤프턴 목사는 "트럼프가 나를 말썽꾸러기에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면 자신의 내각에 앉히기를 원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커밍스 의원에 대해 "잔인한 불량배"라고 평하고 그의 지역구가 있는 볼티모어를 "역겹고 쥐가 들끓는다"고 표현해 논란을 빚었다. 커밍스 의원은 미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가 시절 비리 혐의를 조사중이다. 볼티모어는 유권자의 60%가 흑인인데다 커밍스 의원도 흑인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곧장 인종차별 논란으로 번졌다.

이후 27일 볼티모어 비하 발언에 대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이 "미국의 도시와 미국인을 공격하는 미국의 대통령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고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샌더스 후보에 대해서 비난의 트윗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친 버니 샌더스가 볼티모어를 제3세계 국가와 동일시했다"며 "오히려 버니에게 인종차별주의자 딱지가 붙어야 한다"고 공격했다.

한편 보름 가까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2020 대선에서 패배할 것을 아는 것처럼 행동한다"며 그의 트윗에 노골적인 두려움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보수 언론인 폭스뉴스를 자신의 지지 척도로 생각하는 트럼프가 최근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패배를 당할 것이라는 폭스여론조사 결과를 보고서 강박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의 유진 로빈슨 칼럼니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기반인 비도시 지역의 백인들을 자극하기 위해 공포와 분노를 이용할 줄 안다"면서 "하지만 자신의 지지기반을 키울 방법에 대해선 모르는 것 같다"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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