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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車노조 하투 속 돋보이는 쌍용차 무분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4 16:38

수정 2019.08.04 16:38

쌍용자동차가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 2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해 74.6%의 찬성률로 합의안을 가결했다. 지난 2010년 이후 10년 연속 무분규 협상 타결이다. 이번 합의안에는 기본급 4만2000원 인상, 경영위기 타개 동참 장려금 100만원 지급, 최저임금제도와 맞물려 있는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 등이 포함됐다.

이번 합의는 쌍용차 노사가 회사의 경영상황을 고려해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진행된 이번 임단협은 15차 협상 만에 초고속으로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에도 쌍용차 노조는 흔쾌히 동의했다. 쌍용차는 "노사가 회사의 생존과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해 대승적 차원에서 신속하게 최종 합의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때 법정관리까지 갔던 쌍용차의 10년 연속 무분규 협상 타결은 국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자동차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쌍용차는 몇 차례 주인이 바뀌는 아픔을 겪은 끝에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치고 지역사회와 협력해 이른바 '티볼리 신화'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런 성공의 경험과 모범적 노사관계가 쌍용차를 만년 꼴찌에서 내수판매 3위로 도약시킨 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다른 완성차 업체는 심각한 노사갈등을 빚고 있어 걱정이다. 민주노총 산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올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고,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도 '하투(夏鬪)'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지금 일본 경제보복과 수출부진, 미·중 무역갈등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마당에 자동차 노조들이 파업을 강행한다면 우리 경제의 주름살은 더욱 늘어만 갈 것이 뻔하다.
우리의 경쟁상대인 일본 도요타가 지난 1962년 이후 57년간 무파업 신화를 이어가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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