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프레임의 덫' 자초한 한국당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5 17:42

수정 2019.08.05 17:42

[기자수첩] '프레임의 덫' 자초한 한국당
"다들 우리 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최근 만난 자유한국당 소속 한 초선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각자의 생각이 담긴 답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그는 "더 고민해 보겠다"며 말을 맺었다.

30%를 하회하며 정체된 지지율은 한국당의 큰 고민거리다. 당 지도부를 향한 의원들의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당내 계파갈등 논란이 거세진 것도 지지율 하락으로 인한 당 지도부의 장악력이 떨어진 여파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세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한국당이 '프레임의 덫'에 빠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집권여당의 공세도 있었지만 상당부분은 한국당 스스로가 자초한 부분이 크다.

먼저 '막말 정당' 프레임이다. 김순례 한국당 최고위원은 지난 2월 5·18운동 관련 토론회에서 5·18 유공자를 "이상한 괴물 집단"으로 폄하했다. 4월에는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이 세월호 관련 막말로 논란을 야기했다.

국민 정서를 거스르는 발언이 이어졌지만 당은 '솜방망이' 징계만 내리면서 한국당 전체로 막말 이미지가 파급되는 효과만 낳았다.

두 번째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친일 프레임'이다. 물론 집권여당이 친일 프레임을 야당에 대한 정치적 공세로 활용한 측면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한국당의 초기대응 실패로 보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일본을 규탄한다며 내놓은 메시지는 정부에 대한 맹목적 비판만 남았다.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지만 제1야당으로서 뚜렷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일본의 조치를 '경제침략'으로 인식하고, 대다수 국민이 강한 분노를 느끼는 상황에서 한국당은 협치의 모습을 보이기보다 국가적 위기에도 발목 잡기에만 골몰한다는 인식을 줬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는 최근 '꼰대'와 '기득권'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고 지도부에 보고했다고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 내세우면 결국 자충수에 빠지게 된다.
대안정당으로서 선명성을 드러내기 위한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할 때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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