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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에 빠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자체가 무의미"

뉴시스

입력 2019.08.07 06:01

수정 2019.08.07 06:01

대외경제정책연구원, 日 수출규제로 GDP 0.27∼0.44% 감소할 듯 韓 GDP, 모건스탠리·노무라·ING그룹 각각 1.8%·1.8%·1.4%씩 전망 "환율 및 성장률 전망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한 상황 새롭게 등장"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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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위용성 기자 =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의 대외리스크가 한국 경제를 강타했다. 한국 경제는 사면초가에 빠져 퇴로가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7일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을 두고 사태가 더 심각해지고 장기화할 것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통상적으로 미국이 환율보고서를 발표하는 시기도 아니었는데 이례적으로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환율조작국 지정은 미국과 중국 간 전선이 통상문제에서 금융부문으로 확대됐다는 의미다.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것은 1994년 이후 25년 만이다.

미·중 환율전쟁의 여파는 한국 경제에 적잖은 충격파로 다가온다.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교역 증가율이 낮아지는 흐름 속에서 미·중이 피해를 불사하고 강대강으로 대치하는 모양새다.

우리 전체 수출에서 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8.9%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중국의 대(對)미국 수출 과정에서 중간재를 파는 우리 기업들은 속수무책이다. 반도체 단가 하락에 대중국 수출 부진으로 우리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째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수출부진은 기업 수익성 악화를 불러오고 이는 다시 투자부진으로 이어진다. 투자부진은 고용 위축과 내수·소비 둔화로 연결된다는 게 경제학의 기본이다.

최근 외환시장을 보면, 원화 절하가 이뤄지고 있어 당장은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이번 조치로 이 점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원화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위안화 가치 하락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올해 초 2%대 중반을 넘겼던 각 기관들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가 반년도 지나지 않아 급전직하(急轉直下)한 데는 이처럼 당초 계산에 없던 대외리스크가 급부상한 탓이다. 일각에선 지금과 같은 수준의 대외리스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그 직후 여파가 이어졌던 시기와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가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가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27∼0.4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의 조치가 완전히 현실화돼 반영된다면 올해 성장률이 1%대 중후반을 기록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모건스탠리(1.8%)와 노무라(1.8%), ING 그룹(1.4%) 등 해외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이 같은 전망치들이 나오고 있다.

향후 성장률 전망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정치·외교 등 경제 외적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란 진단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수출 규제의 경우 일본 정부의 태도나 우리 정부·정치권의 반응이 타협의 실마리를 찾기보다는 (갈등)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며 "환율 전망이든 성장률 전망이든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 전개되고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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