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페디큐어에 갇힌 발톱무좀, ‘고온 레이저 치료’로 해결 가능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7 17:15

수정 2019.08.11 00:42

페디큐어에 갇힌 발톱무좀, ‘고온 레이저 치료’로 해결 가능


한여름에는 무좀이 기승을 부린다. 무좀은 곰팡이의 일종인 피부사상균이 피부의 각질층에 파고들어 생기는 피부병이다. 치료에 소홀할 경우 발톱과 손톱 안까지 파고들어 자리를 잡으면 누렇고 딱딱하게 변형돼 두고두고 골칫거리로 남는다. 손발톱 무좀은 재발이 잦고 치료가 쉽지 않아 환자들의 고충이 심한 대표적인 피부질환이다.

■페디큐어 발톱 속 무좀균 없어지지 않아
최근 10대부터 40~50대 중년층, 심지어는 멋쟁이 노인들까지 확산된 노출 패션 아이템이 바로 페디큐어(Pedicure)다. 하지만 페디큐어는 멋내기 패션아이템으로는 좋을지 몰라도 손, 발톱 건강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무좀 곰팡이균의 전염 가능성이 항상 열여 있기 때문이다.

페디큐어는 대체로 발톱 손질과 색(컬러)을 입히는 두 단계 과정을 거친다. 우선 발톱을 짧게 다듬거나 발가락 주변의 큐티클을 제거하는 손질 과정에서 발톱의 보호막이 사라져 세균 감염의 가능이 열려 있고, 비위생적인 도구를 사용하면 타인의 무좀균을 옮길 가능성도 커진다.

또한 흔히 사용하는 아세톤은 휘발성이 강해 발톱의 수분과 영양을 취약하게 한다. 또 컬러를 입히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 등은 장기적으로 발톱이 부석해지고 갈라지는 등의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페디큐어를 오래 하고 있을 경우 손발톱의 표면에서 틈이 생기면서 물기가 틈사이 남아있게 되어 무좀균이 증식하기 좋은 습도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분당 아름다운나라피부과 김현주 원장(피부과전문의)은 "과거 무좀이 생긴 후 손발톱 무좀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페디큐어 등 손, 발톱 관리 과정에서 전염성이 강한 무좀균에 감염되는 경우가 있다"며 "무좀균이 두꺼운 손발톱 화장 속에 갇히면 장기적으로 손발톱의 변색과 변형을 초래해 발 건강을 해칠 위험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강남,분당 아름다운나리피부과에서 2018년 손발톱 무좀으로 진료 받은 환자 2800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여성이 58%로 많았으며 10~30대 사이 젊은 층이 47.4%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아름다운나라 이상준 원장은 "주로 중장년층 질환으로 여겨졌던 손발톱 무좀이 비교적 이른 나이에도 나타나 예방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손발톱 무좀 '고온 열'로 없애야
손발톱 무좀 치료의 성패는 두꺼운 발톱에 파고든 무좀균을 끝까지 사멸하는 것이 관건이다. 예전에는 6~12개월간 항진균제를 바르거나 또는 간 손상이나 위장장애 위험을 감수하며 오랜 기간 약을 복용해야 했다.

최근에는 고온의 열 에너지로 무좀균을 사멸하며 동시에 손발톱의 재생을 돕는 레이저 치료가 효과가 있다. 이 치료는 지난 2015년 보건복지부 신의료 기술로 등재됐다. 손발톱 진균증 치료로 허가 받은 핀포인트(PinPoint) 레이저는 71℃의 높은 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유일한 방식이다. 주위 정상 피부의 손상 없이 무좀균이 있는 두꺼운 발톱 안쪽까지 깊숙이 조사해 열에 약한 곰팡이 균을 죽이는 원리다.

강한 에너지를 한 번에 전달하는 보통의 레이저와는 달리 레이저 한개의 펄스를 10개 이상으로 잘게 쪼개서 통증이나 화상의 위험을 줄여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균을 제거한다. 또 열 전달 효과에 의해 손발톱의 진균 성장을 억제하고 감염된 손발톱이 빨리 자라 없어지도록 돕는다.

강남,분당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의료진은 손발톱 무좀 치료에 핀포인트레이저를 이용한 치료 결과를 2015년~2019년도에 걸쳐 5년 연속 미국피부과학회지(AAD)에 발표하며 효과 검증을 이어왔다.

2019년 상반기에 핀포인트 레이저와 바르는 약의 병합 치료 결과와 소아 환자의 핀포인트 레이저 치료 성공 등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레이저를 활용한 손발톱 무좀 치료의 응용과 대상이 확대되는 계기를 맞고 있다.

강남,분당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의료진은 2019년 SCI급 저널인 JMI(Journal of Mycology and Infection) 에 무좀균에 감염된 100개의 엄지 발톱(환자수 86명)을 대상으로 핀포인트 레이저와 바르는 약(에피나코나졸)을 병행한 결과 눈에 띄는 임상적 개선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강남, 분당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의료진은 9개월 간 4주 간격으로 핀포인트레이저(평균 8.4회 치료)와 국소도포제를 사용하여 치료한 결과 70%이상에서 호전을 보였다. 기존의 레이저 단독 또는 도포 약물 단독 치료율이 25~3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병행 치료가 2배 이상 효과가 높은 셈이다.

치료 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치료 반응이 좋고, 발톱 두께와 노화 정도에 따라 치료반응은 차이를 보였으며 신장이식을 받거나 암 치료 등으로 면역이 떨어진 환자도 우수한 치료 반응을 보여 약물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레이저 치료로 호전을 보였음을 의료진은 밝혔다
더불어, 의료진은 소아에 대한 치료 결과도 2019년 미국피부과학회(AAD)에 발표했다. 조갑의 변형으로 병원을 찾아 진균검사결과 진균이 검출된 소아에게 핀포인트 레이저와 국소도포제를 병합해 무좀균 사멸과 발톱 재생 등 호전을 이룬 사례다.

이러한 '핀포인트레이저 + 바르는 약' 병합 치료는 치료효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치료 중 일상생활이 가능해 직장인과 중 장년층뿐만 아니라 약 복용이 원활하지 않은 질환 보유자, 여성과 노인, 소아에게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 김형섭 원장(피부과전문의)은 "장기간 무좀 약 복용이 어려운 경우, 또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자의 경우 치료 자체가 쉽지 않다"며 "핀포인트레이저 치료는 이런 경우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으며, 핀포인트레이저와 함께 바르는 약을 병행했을 때 치료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섭 원장은 "손발톱 무좀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병변 확인과 진단을 통해 무좀균 존재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더불어 "조갑박리증이나 접촉성 피부염, 농포선 건선 등도 손발톱무좀과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손발톱무좀은 무좀균 검사(KOH, 과산화칼륨액 도말 검사법)로 진단하며 환자에 따라 진균 배양검사나 피부 조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