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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에 ‘러브콜’ 보낸 나경원 야권發 정계개편 ‘시동’ 걸리나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7 17:57

수정 2019.08.07 17:57

논란 확산에 "만난적 없다" 진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에 보수통합 '러브콜'을 보내면서 정치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유 전 대표는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진화에 나섰고, 나 원내대표도 "구체적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면서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제3정당들이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야권발 정계개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발단은 나 원내대표의 7일 언론 인터뷰였다. 나 원내대표는 인터뷰에서 "유승민 의원이 총선에서 (우리 당에 와서) 서울에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나"라며 "(통합을) 안 하면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통합 시기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을 나간 이후로 제시했다.
나 원내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유 전 대표를 포함한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 반대하는 우파의 가치들을 같이 할 수 있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유승민 의원과의 통합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 전 대표와 사전에 보수통합 논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 저는 우파의 생각을 같이 하는, 많은 분들하고는 늘 열린 자세로 대화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유 전 대표는 보도자료를 내고 "저는 나 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전혀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한국당 측과 논의 중인 사안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바른미래당 당권파에서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세력의 실체로 유 전 대표를 지목하는 등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나 원내대표의 '보수통합' 발언은 당내 갈등에 불을 지핀 모습이다.
실제 이날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스토커 노릇", "시대착오적 망언"이라는 원색적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평화당도 정동영 대표의 퇴진 여부를 놓고 당내 갈등이 격화되면서 분당 초읽기에 들어갔다.
비당권파는 이날(7일)을 협상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정 대표가 퇴진하지 않을 경우 8일부터 집단 탈당 수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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