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쪼개지는 평화당…총선 앞 '제3지대'발 정계개편 신호탄 되나

뉴시스

입력 2019.08.08 15:05

수정 2019.08.08 15:05

'대안정치' 10명 집단탈당 선언…당권파와 막판 세싸움 당내 세력 확장이 우선…황주홍·조배숙·김광수 등 변수 이후 손금주·이용호 무소속과 김경진 합류 여부 주목 제3지대발 정계개편, 바른미래 일부 연대 가능성 주목 탈당파-당권파 동상이몽…바른미래 상황 따라 갈릴 듯 오신환 "평화당까지 우리 당 흔들어…통합 없이 자강"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대안정치연대 회의에서 유성엽 원내대표와 장병완 의원 등 참석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2019.08.0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대안정치연대 회의에서 유성엽 원내대표와 장병완 의원 등 참석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2019.08.0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민주평화당 내 제3지대 구축을 주장하는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가 오는 12일 집단 탈당을 예고했다. 이에 평화당에 남아있을 정동영 대표 등 지도부 측과 대안정치가 남은 기간 동안 어떤 대응을 할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안정치는 8일 평화당을 떠나 제3지대 신당 구축에 본격 나설 것임을 밝혔다. 제3지대 구축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거둬야한다는 기치 아래 정 대표 등 지도부 사퇴를 놓고 갈등을 이어오다 결국은 분당(分黨) 수순을 밟게 된 셈이다.


대안정치 대표를 맡고 있는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오는 12일 오전 11시 당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화당은 현재 14명의 국회의원과, 바른미래당 소속이나 평화당에서 활동 중인 국민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박주현·장정숙 의원까지 총 16명이다. 이 중 대안정치 소속은 김종회·박지원·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이다.

대안정치가 탈당하게 되면 평화당은 수적 열세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탈당을 예고한 5일 동안 양측은 당내외 세력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즉, 기존 각각의 세력에 플러스알파(+α)를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안정치 측에서는 당내 분쟁 속에서 중재를 자임했던 황주홍·조배숙 의원을 비롯해 김광수 사무총장, 박주현 의원, 정동영 대표까지도 세력 확장 대상으로 꼽고 있다. 다만 당 지도부의 경우 현재 갖고 있는 직책과 권한을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대안정치연대 회의에서 의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박지원, 유성엽, 장병완 등 평화당 의원 10명으로 구성된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대안정치연대는 이날 탈당선언을 했다. 2019.08.0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대안정치연대 회의에서 의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박지원, 유성엽, 장병완 등 평화당 의원 10명으로 구성된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대안정치연대는 이날 탈당선언을 했다. 2019.08.08.kkssmm99@newsis.com
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황주홍·김광수 의원은 탈당 입장은 밝히진 않았지만 평화당 전체 SNS 대화방에서 중재안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며 탈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안정치의 경우 여기에 더해 종전 밝혀온 대로 외부인사를 영입해 대표로 세우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박지원, 유성엽, 장병완, 천정배 등 대안정치 4인이 외부영입 전면에 나서 다양한 계층에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선 내부에서부터 함구령을 내린 상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성엽 원내대표가 임시 대표를 맡기로 했다고 밝힌 것은 아직 내부적인 협의와 영입 대상과의 논의가 숙제로 남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 등 당권파 역시 당내 세력 확장이 당분간의 과제로 꼽힌다.

평화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11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과의 면담을 진행했는데,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안정치 측이 발표한 탈당 예고에 대한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내방을 기다리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19.08.0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내방을 기다리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19.08.08.kkssmm99@newsis.com
당 최고위원인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신당을 만드는 것을 포함해서 제3지대를 구축하는 것, 확장하는 것에는 같이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것을 위해서 당장 당권을 내려놓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는 것은 아무런 명분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비대위라는 게 당 대표가 선거에서 지거나, 선거를 승리로 이끌 만한 분이 나타났을 때 구성하는 것인데 지금은 그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정당정치의 안 좋은 선례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당 추진위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신당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외부 인사도 모셔오는 것도 어렵다고 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앞서 파악된 당권파는 정 대표를 비롯해 박 수석대변인, 사무총장인 김광수 의원, 중재에 나섰던 황주홍·조배숙 의원 등으로 꼽혔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가 밝힌 대로 황주홍, 김광수 의원 등은 변수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박 수석대변인도 당권파 세력 규모에 대해 "탈당을 어느 정도 할 지 모르겠다. 당원들 의사를 묻고 결정하겠다는 분도 있고 탈당은 안하겠다고 하는 분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대안정치 10명이 탈당 의사를 밝혔고 정 대표와 박 수석대변인이 타협점이 없음을 시사한 만큼 당내에서 확정짓지 않은 인사는 황주홍·조배숙·김광수 의원으로 좁혀진다. 김경진 의원의 경우 아직 어느 쪽과 함께 할지 직접적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9.08.07.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9.08.07.since1999@newsis.com
다만 정 대표 측에서는 김경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3명 의원은 탈당에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평화당의 분당 수순은 '제3지대'발 정계개편으로 이어진다. 이는 곧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 함께하는 시나리오로 연결되기도 한다.

대안정치는 손금주·이용호 의원도 제3지대 구축에 함께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의 물밑 접촉을 통해서는 동의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당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김경진 의원도 합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관계자들의 합류에 대해서는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이 평화당보다 상황이 훨씬 안 좋다"며 "바른미래당 일부가 제3지대에 합류할 순 있지만 우리가 바른미래당에 들어가는 일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대표 측도 세력 확장을 위한 움직임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 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즈음해서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녹색당과 청년당,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연대해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정책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8.0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정책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8.08.kkssmm99@newsis.com
정의당과는 공동교섭단체를 진행했던 이력이 있고 녹색당 및 청년당, 시민사회단체와는 지난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 캠페인을 벌이면서 함께 활동했던 이력이 있어 향후 정책연대나 선거연대에 큰 장애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정 대표가 손 대표와 꾸준히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상황에 따라 충분히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정 대표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8일 "우리 당 처지가 녹록지 않아 그런지 어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과 오늘 민주평화당의 소위 대안정치라는 이들의 탈당설이 계속 우리 당을 흔든다"며 "다시 말하지만 당의 내홍은 있지만 우리당이 홀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한국당·평화당과 통합하지 않고 스스로 자강하겠다던 의원총회의 선언을 충실히 하려면 지금 같은 갈등 구조가 극복돼야 하는데, 그 중심에 손학규 당대표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미 상처난 손 대표의 메시지 자체가 어떤 감동도 희망도 줄 수 없는 상태에 와 있다"며 "선당후사 정신으로 손 대표가 다시 한 번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평화당 의원의 바른미래당 입당 이야기가 거론되는 것에는 "일부라고 하는 것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평화당의 소위 대안정치 의원들조차 과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때 극렬히 반대한 분들이다"며 "바른미래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극렬히 거부했던 분들이 어떤 명분으로 우리 당에 들어오려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 당 구성원들이 그분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부정적 입장을 전했다.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의 탈당은 앞으로 5일 남았다. 양측은 남은 기간 동안 접촉과 협상의 여지를 모두 남겨 놓고 있다.
하지만 양측이 당권을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는 입장과 명분 없는 당권 투쟁이기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각자 고수함에 따라 실질적 봉합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jmstal0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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