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장단기 금리 역전폭 12년 만에 최대…"강력한 경기침체 경고"

뉴시스

입력 2019.08.08 15:16

수정 2019.08.08 15:16

장기채 금리가 더 낮은 금리역전 경기침체에 앞서 나타나는 현상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채권시장 지표가 약 12년래 가장 강력한 경기침체 경고신호를 보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고 미중 무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내릴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7일 한때 미 국채 3개월물 수익률(금리)이 10년물 금리보다 41.23bp(1bp=0.01%포인트) 높았다. 이는 2007년 3월 이후 가장 큰 역전 폭이다.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 금리보다 낮은 현상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경기침체는 통상 2분기 연속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경우를 뜻한다.


장기물은 보유 기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물보다 금리가 높지만, 현재의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 오히려 장기물에 수요가 몰려 장기물 금리가 낮아진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간다.

이후 격차는 10bp 수준으로 줄었지만 계속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세계 금융시장이 얼마나 불안한지 보여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 금리보다 높은 건 지난 반세기 동안 모든 침체에 앞서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통설이다.

FT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최근 뉴질랜드, 인도, 태국 중앙은행이 줄줄이 금리를 내리며 경기부양에 나서고, 유럽연합(EU) 경제의 주축인 독일이 기대에 못 미치는 산업생산 지표를 내놓은 데 주목했다. 10월31일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EU 탈퇴)를 단행하면 전망은 더 암울해진다.

트웬티포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크 홀먼은 "세계 최강 경제대국인 두 나라(미중)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고 시계는 노딜 브렉시트를 향해 째깍거리고 있다. 위험자산을 피하는 게 이치에 맞다"고 말했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관세 등 합의 없이 EU에서 나간다는 의미로, 현실화하면 큰 경제적 혼란이 예상된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연준이 금리를 너무 느리게 내리고 있다는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연준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장기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로의 진입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경기둔화에 선제 대응하는 보험성 인하라고 못 박았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6일 전미 경제학자클럽 행사에서 "미국의 통화정책이 무역협상 과정에서 매일매일 발생하는 주고받기(day-to-day give-and-take)에 일일이 대처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또 "무역전쟁에서 위협이나 보복이 있을 때마다 반응하려 했다면 통화정책이 불안정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금리 인하 지지자인 불러드 총재가 이 같은 발언을 내놓자 인하 기대감이 꺾였다.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중은 각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려 하는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8일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치를 1달러=7.0039위안으로 고시, 위안화 가치를 2008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역내위안화 환율은 기준환율 상하 2% 범위에서 움직인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는데도 인민은행이 '포치(破七·달러당 위안 환율 7위안 돌파)'를 공식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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